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본소득’ 논의가 뜨겁다. 기본소득은 인간으로서 살아가는데 최소한의 필수여건을 국가가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기본소득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보완하고, 일자리 감소 등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홍수에 대비해 댐과 하수시설을 만들 듯이, 개인 삶의 위험을 줄여주기 위한 기반을 조성해주는 정책이 기본소득인 것이다. 때문에 기본소득은 복지정책이자, 경제정책이며, SOC정책인 셈이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경기연구원, 기본소득국민운동본부,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등은 지난 23일 ‘2022년 사회대전환을 위한 충분한 기본소득 실현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사진=용혜인 의원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경기연구원, 기본소득국민운동본부,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등이 최근 공동으로 주최한 ‘2022년 사회대전환을 위한 충분한 기본소득 실현 국회 토론회’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제시됐고, 충분히 높은 액수의 기본소득 즉, 완전기본소득을 실현할 수 있는 재원마련과 제도개선 방안이 거론됐다.

◇월 30만원 부분기본소득에서 시행=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안효상 상임이사는 ‘충분한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마련 방안’이라는 발제에서, “중위소득의 50%(2021년 기준 중위소득의 50%, 1인 가구 기준)인 월 91만원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한다면, 모든 사람들은 빈곤선 이상의 소득을 보장받는다”고 주장했다. 중위소득의 50%는 빈곤기준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앞서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지난 15일 ‘한국사회 전환:리얼리스트들의 기본소득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모든 사람에게 월 30만원을 지급하는 부분기본소득에서 출발해 10년 내에 중위소득의 50%를 지급하는 방안을 담았다.

안 이사에 따르면, 로드맵에서 도입단계의 기본소득인 월 30만원을 국내 체류하는 모든 거주민에게 지급하려면 총 186조6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예산 마련을 위해 시민소득세, 토지보유세, 탄소세의 도입과 세제개혁안을 적용하고, 기본소득 지급으로 감액되는 일부 복지 지출분을 반영하는 경우 192조80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완전기본소득 월 91만원…566조 소요=2033년 ‘충분한’ 기본소득이 될 월 91만원의 기본소득을 국내 모든 거주민에게 지급하려면 총565조7000억원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월 30만원 부분기본소득 재원마련 방안들을 적용하고, 토지보유세와 시민소득세 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지보유세는 2033년 전체 민간보유 토지에 1.0%의 세율을 부과하는 정책이다. 이를 통해 확보 가능한 재원은 69조3000억원이다. 시민소득세는 기본소득 도입 이후 가계귀속소득 세율을 10%로 인상하면 217조50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기본소득을 확대하면서 추가적인 세제개혁을 할 경우 137조8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봤다.

이밖에도 추가적인 세제개혁, 기존 복지의 통합, 중앙정부가 민간기업에 지급하는 보조금 절반을 지분으로 해 조성한 ‘공유기금’의 활용 수익, 주권화폐 개혁 등으로 재원방안을 추가해 종합하면 579조3000억원의 재원이 마련된다. 이는 월 91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넘어서는 규모다.

완전기본소득을 도입하려면 무엇보다 사회구성원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국가 재정구조 전반을 바꾸는 긴 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안 이사는 “우선적으로 먼저 시행할 수 있는 재정정책부터 시행해 그것을 재원으로 부분기본소득을 시행하고, 재정구조의 변화 수준을 반영해 점차 기본소득을 확대하며, 재정구조의 혁신이 완성될 때 비로소 완전기본소득을 전면 실시하는 기본소득의 단계적 도입”을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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