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서울 구로시장에 조성된 청년몰 영프라자.   ©중기이코노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규민 의원이 소산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청년몰 입점점포 중 폐업한 점포의 수는 293개로 전체 청년몰 점포 가운데 53%의 가게 만이 생존해 있다고 밝혔다. 황운하 의원 또한 청년몰 사업 문제에 대한 보도자료를 최근 발표했다.

청년창업 지원사업은 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전주 남부시장에 청년상인 공간을 조성하면서 시작됐고, 2016년부터는 중기부의 지원사업인 청년몰이라는 명칭으로 전국으로 확산됐다.

올해 9월 기준 전국에 39곳의 청년몰이 조성돼 672개 점포가 들어섰다. 이 중 293개 점포가 폐점했고, 22개 점포는 휴업, 92개 점포는 다른 장소로 이전했다. 결국 265개 점포만이 영업을 하고 있다. 지원기간이 끝나기도 전 개업한 지 1년도 안 돼 폐업하는 점포도 허다하다.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1년 안에 폐업한 가게는 총 폐업 점포 293개 중 128개로 절반 가까이 된다.

1996년 유통시장이 전면적으로 개방되면서 대형할인점이 들어서고 온라인쇼핑이 보편화되면서 전통시장이 쇠퇴하기 시작했다. 낙후된 전통시장에 활기를 주고, 시장 특성화에 청년몰은 더 없이 좋은 콘텐츠였다. 청년상인을 키워내는 청년창업 공간이자, 청년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부분에서도 솔깃했다.

그러나 이 사업의 한계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2년간의 정부 지원을 통해 수월하게 창업을 할 수 있었지만, 지원기간이 끝난 후 사업 수완이 없는 청년들이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며 생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청년몰 조성을 주도하는 전통시장 청년창업사업단의 전문성 문제, 청년몰에 대한 사후관리 문제, 기존 상인과의 갈등과 위화감 등도 청년몰 생존의 걸림돌로 지적됐다.

청년몰이 조성되기 위한 조건으로 약 20개 점포가 밀집돼 있어야 하는 특성상 대규모의 공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기존 상인들이 채워져 있고 유동인구가 많은 전통시장 1층 공간보다는, 2층 공간을 활용하거나 시장에서도 외진 곳에 위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뛰어난 사업수완을 가진 베테랑 상인이라도 고객을 끌어모으기는 어려운 입지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서울의 한 지하상가 청년상점에서 청년몰을 운영하다 폐업한 청년사장은 이미 침체된 상권에서 청년 몇 명의 힘으로 상권을 되살리기는 힘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입점 점포의 61%가 음식업 점포인 점도 문제점이다. 경기와 유행에 따라 부침을 겪는 음식점업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업종을 발굴해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손쉬운 창업, 지원기간이 끝나면 손 털고 나가면 그만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충분히 연구하고,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끈기있는 창업자를 선별하고, 전통시장 내에서 오랜기간 고객과 소통하며 노하우를 쌓아온 상인들과의 협업도 도움이 될 것이다.

중기부는 청년몰 사업에 대한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청년몰 활성화·확장 지원, 청년몰-대학협력 등의 사업을 신설하며, 개선해 가고 있다. 그러나 청년몰 사업예산은 2018년 112억5000만원에서 2019년 37억원, 2020년 60억원, 2021년 42억5000만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사업 시행 5년에 불과한 청년몰 사업이, 성과가 저조하다는 이유로 사멸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예산을 늘리고 지금보다 정교한 설계로, 전통시장 청년몰이 새로운 창업명소로 주목받는 사업이 되길 바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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