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한국에서 발생한 매출액의 77%를 본사 이익인 수수료 명목으로 이전해 영업이익률을 본사보다 9분의1 수준으로 낮춰 세금을 회피한 사실이 드러났다.
5일 무소속 양정숙 국회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020년도 국내 매출액 4154억원 중 3204억원을 본사 수수료로 지급하는 방법으로 매출원가를 높이고 영업이익률은 크게 낮춰 법인세를 21억7725만원만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세청은 넷플릭스의 세금 회피 의혹들과 관련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넷플릭스 세무조사에 착수한 이후 약 800억원의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최근 자체 제작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흥행에 힘입어 주가가 지난 1일 종가 기준 613.15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징어 게임’ 출시일(9월17일)보다 시가총액이 무려 113억 달러(13조3000원) 증가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매출원가를 과도하게 책정한 뒤 한국매출을 본사 이익으로 귀속시키는 방법으로 한국내 세금을 크게 줄이고 있다고 양정숙 의원은 분석했다.
실제 2020년 기준 넷플릭스 본사 재무현황과 국내 현황을 비교해보면,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본사 61.1%, 한국 81.1%로 20%p 차이가 났다. 세금 납부와 관련 있는 영업이익률은 본사 18.3%, 한국은 2.1%로 9배 가까이 낮춰 잡고 있다.
이렇게 매출원가는 크게 올려잡고 영업이익은 낮추는 방법을 동원해 세금을 회피한 결과, 넷플릭스가 부담한 2020년 법인세는 21억7725만원에 불과했다.
양 의원은 또, 넷플릭스가 국내 인터넷망에 많은 부담을 발생시키면서도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국내 기업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SK브로드밴드 소송 보도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유발한 트래픽은 2018년 5월 50Gbps에서 올해 9월 1200Gbps 수준으로 약 24배 폭증했다. 2020년 4분기 기준 전체 인터넷 트래픽 중 구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네이버·카카오의 약 4배 수준에 달한다.
양정숙 의원은 “넷플릭스는 K-콘텐츠의 흥행에 힘입어 전체 매출 증가와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한 만큼, 한국에서의 책임도 다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 매출액을 본사 이익으로 귀속시키면서 세금을 줄이고, 망 이용대가는 회피하겠다는 뻔뻔한 행태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특히,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협상에 성실히 임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납부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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