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배진교 국회의원)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과 다름없이 고신용자에 기댄 대출을 통한 수익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상태로 방치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금융위원회 고승범 위원장) “중금리 대출 같은 것은 기대에 못 미친 부분이 있었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배진교 의원은 “신용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을 합쳐서 고신용자로 볼 수 있는 900점 이상 대출잔액 비중을 확인해보니까 시중은행은 57.7%인데 카카오뱅크는 이보다 17%포인트가 높은 74.2%”라고 지적했다. 계좌수로 봐도 시중은행은 51.2%인데 카카오뱅크는 이보다 23%포인트가 높은 74.5%에 달했다고 밝혔다.

반대로 700에서 900점 사이의 중신용자의 대출잔액을 비교해보면, 시중은행은 전체의 38%인데 반해 카카오뱅크는 이보다 16%포인트 낮은 21.9%에 그쳤다고 했다. 계좌수 비중 역시 시중은행은 41.4%인데 반해 카카오뱅크는 이보다 낮은 20.9%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뉴시스>

배 의원은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통해 중금리 확대와 시중은행 혁신을 이끄는 메기효과를 기대했고 일자리 확대도 기대했다”면서, 정부의 기대와 달리 중금리 대출이 확대되지 않은 사실을 꼬집었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정부가 예측한만큼 중신용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확대 효과가 실제적으로 없었다고 지적하자, 카카오뱅크가 일부 억울하다고 주장한 사실도 밝혔다. 신용대출만이 아니라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시키고 신용평가 기준을 나이스가 아닌 카카오뱅크가 주로 쓰는 KCB로 해서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중금리 대출이 높았을 것이라는 취지였다. 이 세 가지 기준에 근거해서 다시 비교했음에도, 여전히 시중은행보다 중금리 대출 비중이 낮다는 게 배진교 의원의 결론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효과 원점에서 재검토를”=배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목적 중 하나인 일자리 확대와 소비자 보호 역시 정부의 기대에 어긋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배진교 의원은 지난 3년동안 5대 시중은행은 영업점을 306곳이나 폐점해, 올해만 1200명의 일자리가 축소됐다며 “거꾸로 시중은행을 잡아먹는 공룡이 돼 버렸다”고 강조했다.

최근 3년사이 사기이용계좌 접수건이 큰 폭으로 증가한 사실을 들며, “비대면 전문은행의 기술 허점이 소비자 피해로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3년사이 범죄 우려가 있는 사기이용계좌 건수는 199건에서 2705건으로 13.6배나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대출탈락자 비교를 해보려고 자료요청을 했더니, 카카오뱅크가 월별 숫자밖에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하면서 5월달 한달치 숫자만 제출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배 의원은 “대출탈락자도 본인들이 관리하는 신용관리자들 일텐데 그 관리를 한달치밖에 안하고 누적된 숫자가 없다고 말하고 있는게 이해가 안 된다”면서, 금융위에 카카오뱅크로부터 대출탈락자에 대한 통계자료를 확보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은산분리 원칙까지 예외시켜주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했는데, 과연 인터넷전문은행이 혁신이었는지, 영업방식에 문제는 없었는지, 소비자 보호에는 문제가 없는 것인지,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효과를 원점에서 평가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위에 이에 대한 평가를 해본 적이 있는지 질의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의원님 말씀대로 금융혁신 이런 측면에서 출범을 했고, 그 과정에서 중금리 대출 같은 것은 기대에 못미친 부분이 있었다”고 답했다. 또 “지난 5월 금융위에서 확대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그 부분은 앞으로 챙겨나가야 할 것 같다. 또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앞으로도 고민하면서 가도록 하겠다”도 답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