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의 일부해지 요구는 허용하지 않으면서 재판매 협력사에게는 3개월전 통보시 언제든지 해지가 가능하도록 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던 독일계 소프트웨어 업체 SAP코리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잠정동의의결안이 나와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SAP코리아가 신청한 동의의결 내용에 대해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법 위반 혐의 사항의 해소 등 경쟁질서 회복에 필요한 시정방안 외에 거래질서 개선과 고객사 및 협력사에 대한 후생제고·상생지원을 위한 188억원 상당이 구제안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의의결제란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이나 소비자피해구제 등 시정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그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1월 네이버와 다음이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동의의결을 최초로 신청했고 지난 3월 동의의결안이 나온 바 있다. SAP코리아 건은 지난해 11월6일 동의의결이 신청됐으며, 올 4월9일 동의의결 개시가 결정됐다.

독일 소재 기업의 한국법인인 SAP코리아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제작·판매하는 곳으로, 특히 전사적자원관리(ERP), 협력사관계관리(SRM) 등에서는 국내시장에서 5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소프트웨어 구매자들이 회사합병 등 사정변경을 이유로 라이선스, 유지보수 계약 등의 일부해지를 요구하더라도 이를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재판매 협력사에 대해서는 3개월 전에 통보하면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해 법 위반 협의를 조사받은 바 있다.

공정위는 SAP코리아가 경쟁질서 회복에 필요한 시정안과 관련해 동의의결 대상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SAP코리아는 이외에도 거래질서 개선과 사용자 등 후생제고 및 상생지원을 위한 구제안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 대학, 산업체 등과 연계한 빅데이터 활용 기반 조성, 관련 인재 양성을 위한 공익법인 설립, 공익법인 사업 수행을 위한 158.7억여원의 현물(최신 소프트웨어)과 3억원의 현금 출연 등이 그것이다.

이번 잠정동의의결안은 18일부터 40일간 의견수렴 절차(Public comment)를 거치게 되며, 이 절차 종료 14일 이내에 의견수렴 내용 등을 종합한 공정위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안이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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