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체계를 현재의 거리두기에서 위드코로나 방식으로 전환하더라도,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정부 지원책은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정부의 일상회복 로드맵 발표를 앞두고 ‘주요국의 위드코로나 정책 비교 보고서’를 25일 발간하면서, 우리나라보다 먼저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한 영국·미국·호주·싱가포르·이스라엘·덴마크 6개국의 거리두기 규정과 백신패스 정책을 분석했다.

보고서에서 대한상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의 피해는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정부 지원책이 조만간 종료될 예정”이라며, “완전한 일상회복으로 돌아갈 때까지 코로나 대응 위해 마련됐던 긴급 지원정책을 유지하거나 단계적으로 종료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여행업·관광업·숙박업 등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의 경우 이달 말이면 지원기간이 종료된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신청기한도 내년 3월말까지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위드코로나와 피해 지원책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달 코로나19 경제적 피해 재난대출(EIDL) 프로그램의 대출한도를 높이고, 대출금 사용용도를 확대하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저리융자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위드코로나로의 방역체계 전환을 앞두고 대한상의가 소상공인 지원책 지속 등을 건의했다. 사진은 백신 접종완료자에 한해 수용인원의 20%까지 관중입장이 허용된 첫 주말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 모습. <사진=뉴시스>

◇“위드코로나…경제진작 효과 클 것”=보고서는 “해외 주요국은 백신 접종완료율 50%~70%대 시점에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율은 25일 0시 기준으로 전 인구의 70.1%를 기록했다. 18세 이상은 81.5%가 접종을 완료했다.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하기 위한 필요요건을 이미 갖췄다”는 진단이 나온 이유다.

그러면서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했을 때의 경기진작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서비스업 종사자수가 많고 자영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특성상 고강도 방역시 경제적 피해가 크지만,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면 이연된 수요로 인한 경기반등 폭이 크다는 것이다.

먼저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한 국가들 역시 서비스업과 자영업 비중이 높았다. 싱가포르(85%), 영국(82%), 이스라엘(81%), 덴마크(80%), 미국(79%), 호주(78%)의 서비스업 종사자 비중은 한국(71%)보다 높고 OECD 회원국 중 최상위 수준이다. 자영업 의존도를 의미하는 GDP대비 가계 영업잉여 비중은 이스라엘(10.9%), 영국(9.1%), 미국(8.4%) 등으로, OECD 회원국 평균(5.5%)과 한국(6.1%)을 훌쩍 웃돌았다.

이들 국가들은 위드코로나 전환 이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상의는 “우리나라의 대면서비스업 생산지수는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며,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우리나라 GDP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의 경기가 회복되면 올해 성장률 전망인 4%에서 상향조정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계 조정기준 선제적 제기 필요”=대한상의는 위드코로나로 전환할 경우, 소상공인 지원책 유지를 비롯해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먼저, 영국과 호주의 사례를 들며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위드코로나 정책의 단계 조정기준과 단계별 방역조치를 선제적으로 제시해 달라고 건의했다.

또, 해외 주요국에서 백신패스로 사회적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사례를 언급하며, 백신패스의 사회수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주문했다.

백신패스는 접종완료자 등 한정된 사람들만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증명서를 의미한다. 프랑스 등이 강도 높은 백신패스를 도입한 반면, 반대시위가 이어져 백신패스를 완화하거나 도입을 철회한 사례도 있었다. 대한상의는 백신패스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세부사항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위드코로나 전환 이후 확진자가 증가했을 경우,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해외에서는 위드코로나 전환 이후 확진자 급증세가 나타날 경우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는 사례가 많았다.

대한상의는 “위드코로나 정책으로의 전환은 단순한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코로나19의 충격을 받은 우리 경제·사회가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활방식·소비행태·경영방식에 부응한 성장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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