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하림그룹의 총수 장남 소유회사 부당지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8억88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 <사진=뉴시스>

하림그룹이 총수 장남 보유회사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일감몰아주기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같은 이유로 하림지주를 비롯한 지원주체 8개사와 지원을 받은 올품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8억8800만원을 부과한다고 2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림그룹의 김홍국 회장은 2012년 1월 장남 김준영씨에게 하림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한국썸벧판매(현재 올품으로 사명 변경) 지분 100%를 증여했다.

앞서 하림그룹은 2011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한국썸벧판매는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김홍국 회장이 보유하고 있었다. 또, 한국썸벧판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썸벧(현 한국인베스트먼트)이 제일홀딩스(현 하림지주)의 지분을 보유하는 지배구조였다.

김홍국 회장의 지분 증여로 김준영씨에서 한국썸벧판매, 한국썸벧을 거쳐 제일홀딩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이후 하림계열 양돈농장들은 동물약품 구매방식을 종전 계열농장 각자 구매에서 올품을 통해서만 통합구매하는 것으로 변경하면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올품으로부터 동물약품을 높은 가격으로 구매했다.

또, 계열 사료회사들은 기능성 사료첨가제 구매방식을 종전의 각사별 구매에서 올품을 통해 통합구매하는 것으로 변경하면서, 거래상 역할이 사실상 없는 올품에게 구매대금의 약 3%를 중간마진으로 챙길 수 있도록 했다.

2013년에는 제일홀딩스가 지주회사 체제밖 계열사 지분을 정리할 목적으로 계열사 주식을 한국썸벧판매에 매각했는데, 여기서도 가격 책정을 한국썸벧판매에 유리하게 정했다.

공정위는 이 3가지 행위로 올품이 약 70억원의 부당지원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또, “하림그룹 내에서 동일인 2세가 지배하는 올품을 중심으로 한 소유집중 및 자신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올품의 사업상 지위를 강화하는 시장집중을 발생시킬 우려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부당지원 결과 “경쟁 제조사 제품의 대리점 유통을 어렵게 하고 대리점들이 올품 제품만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봉쇄효과를 발생시킴으로써 이 사건 지원행위의 효과가 한국썸벧의 주력 제품인 항균항생제 시장으로까지 전이되는 결과를 발생시켰다”고 봤다.

특히 “동일인 2세 지배회사에 대한 지원행위를 통해 승계자금을 마련하고 그룹 지배권을 유지·강화할 수 있는 유인구조가 확립된 후 행해진 계열사들의 지원행위를 적발한 것”이라는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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