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과 포용성이 담긴 광고가 사회적 영향이 클 뿐만 아니라 브랜드 자산가치를 올리고 매출 등 성과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원용욱 칸타 코리아 이사는 칸타 코리아가 28일 개최한 ‘광고에서의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세미나에서, “이제 소비자들은 기업의 재무적 성공만이 아니라 사회 구성주체로서의 영향력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해주기를 원하고 기대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광고는 기업이 다양성과 포용성을 시장에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원 이사는 광고가 사업적 성공과 브랜드 성장에 기여하는 수단으로만 제한되지 않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는 우리 스스로가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에 대한 이미지, 그리고 다른 집단에 대해 갖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그에 따라 어떻게 행동하고 상호작용할지에 대한 암묵적인 가이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세계 소비자 “사회적 분열 심화”=미투운동, 인구 고령화, 인종갈등, 코로나 팬데믹 등을 경험하면서 평등과 공정이라는 가치에 대한 인식이 강해졌고, 이는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로 나타나고 있다. 다양성과 포용성은 각 국가마다 역사와 문화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관심사다. 

그러나 칸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 우리 사회는 통합보다는 점점 더 분열되는 양상이 강해지고 있으며, 전 세계 소비자 10명 중 7명은 계층, 집단 간 차이, 불평등, 불공정에 따른 사회적 분열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분열과 분리에 대해, 소비자들은 기업의 행동과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다양성과 포용성을 표현하고 옹호하는 브랜드를 선호하면서 기업도 새로운 과제에 직면한 것이다.

기업이 사회적 기대를 회피하고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방관과 무관심을 보인다면, 소비자는 기업의 침묵을 현실의 회피·무능·무사안일로 받아들여 브랜드 자산과 평판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 원 이사의 분석이다. 기업의 침묵은 다양한 소비자 집단을 포용하지 못하게 하고, 다양하게 성장하는 소비자 집단으로부터 선택받지 못하게 만들어 성장의 잠재력을 갉아먹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소외된 ‘소수자’, ‘덜 표현되는 그룹’=‘소수자(Minority)’ 또는 ‘덜 표현되는 그룹(Under-represented group)’으로 여겨지는 소비자 그룹은 숫자, 구매력, 영향력 면에서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광고에서는 이러한 점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칸타의 광고 데이터베이스 분석결과, 인류의 기대수명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단 6%의 광고만이 65세 이상의 인물을 등장시키고 있었다. 이들 연령대의 구매력은 8조7000억 달러에 이르며 2030년이면 15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또 전 세계 15%의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장애를 경험하고 있지만, 단지 1%의 광고에서만 장애를 가진 인물을 포함하고 있다.

LGBTQI+(성소수자)는 지속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1%의 광고만이 게이와 레즈비언 캐릭터를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캐스팅·스토리·브랜드 목적 관점 제시=원 이사는 “그렇다고 해서 단지 다양한 그룹을 광고에 등장시킨다고 광고 주목도가 향상되거나 브랜드 자산과 판매량 증가와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 집단을 포함하되, 긍정적으로 묘사·표현할 경우 효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원 이사는 다양성과 포용성 표현의 접근방법을 캐스팅, 스토리, 브랜드 목적 관점에서 제시했다. 소수집단 인물을 주인공 또는 중심 캐릭터로 캐스팅하되, 광고의 스토리와 메시지를 캐릭터 인물의 정체성과 연결해 제시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청중이 핵심인물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원 이사는 누가 광고에 등장하든 강력한 스토리 광고는 소비자들을 움직이지만, 만약 그 등장인물이 불평등과 소외에 노출된 경우라면 스토리 파워는 더 커지게 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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