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석 네트워크혁신TF 전무가 1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본사에서 열린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 관련 설명회에서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KT가 1일 ‘인터넷 장애 재발방지 및 보상안’을 발표했지만, 현실을 외면한 생색내기 보상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다시 비난을 받고 있다. KT 보상안에 따르면, 개인·기업 고객에게는 통신장애 시간 89분의 10배인 15시간 기준으로 요금을 감면한다. 인터넷 및 IP용 전화이용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해당 요금의 10일치를 보상한다. 보상액으로 보면 개인 무선고객의 경우 5만원 요금제 기준 1인당 1000원, 소상공인은 7000~8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KT는 고객들의 개별 문의와 신청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고, 보상에서 누락되는 이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 별다른 접수절차 없이 다음 달 청구하는 11월 이용요금분에서 일괄 감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속’과 ‘형평’을 추구한다는 얘기인데, 결국 KT만을 위한 신속과 형평일 뿐, 인터넷 불통으로 화가 난 이용자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지는 못할 것 같다.

비록 인터넷 먹통이 89분이라는 시간이었지만, 그 무렵 인터넷 장애는 예상이 가능한 현장의 혼란과 금전적 피해를 가져왔다. 그럼에도 KT의 이번 보상안은 이용자의 직접적인 피해를 애써 모른채 하고, 형식적인 보상에 그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갖게 한다. 

한국중소상인장영업총연합회는 KT의 보상안에 대해 “현장에서는 음식 배달 등 중개앱 사용 불가로 인한 피해와 신용카드 결제 불가로 인한 영업혼란 등이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고려가 없어 생색내기 피해보상에 그칠 것이라는 반발이 거세다”며, 소상공인을 포함한 자영업자 전체의 매출 하락에 대해 만족할만한 추가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도 논평을 통해 “점심시간을 앞두고 카드결제가 되지 않거나 배달앱, 포스기가 먹통이 되며 손님을 놓친 자영업자, 콜을 받지 못해 영업에 차질을 빚은 택시나 퀵서비스 기사들, 중요한 거래나 전화·문자 연락을 놓쳐버린 시민들, 비대면수업 중에 인터넷이 끊긴 학생 등 당시 유무선서비스의 불통으로 인해 발생한 추가적인 손해에 대해서는 피해규모와 현황 파악을 위한 접수창구도, 별도의 보상안도 마련되지 않았다”며, “2018년 아현국사 화재사고 당시와 비교해도 상당히 미비한 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exit’ 명령어 하나를 빼먹은 실수로 전국의 통신망이 먹통이 돼버렸고, 조사과정에서는 기본적인 상식도 지키지 않았다는 국가기간통신사업자의 허술한 관리체계를 드러낸 것이다. 바꿔 말해 KT로 인해 애꿎게 시민과 소상공인 등 이용자가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객관적인 피해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로 에둘러 피해보상방안을 내놓을 사안이 아니라는 얘기다. 

결국 안하느니만 못한 보상안을 제시해, 신뢰는 떨어지고 사과의 진정성 마저 의심받고 있다. KT는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이번 사고에 대한 피해 상황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그에 합당한 방안을 다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별적인 불편이 다양하고 피해에 대한 객관적인 증빙이 어려운 것 역시 사실이나, 직접적인 원인은 KT에 있기 때문이다. KT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한만큼 가입자별 피해유형과 규모를 제대로 따져, 적절한 수준의 추가적인 피해구제방안을 내놓는 것이 KT가 할 일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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