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전경<사진제공=갤러리시몬>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온 김태호 작가가 신작을 포함한 90여점의 회화 작업을 갤러리 시몬에서 소개한다.
그동안 입체나 설치를 병행해왔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가 위주다. 늘 그래왔듯 은은한 단색조의 작품들이다. 크기와 색이 다른 단색 캔버스들이 갤러리 벽면 위에 조형적으로 전시돼 있다.
작가는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 공간 자체를 하나의 커다란 설치작품처럼 꾸며놓았다. 여러 작품을 일렬로 정렬시키는가 하면, 기하학적인 형태로 배치하기도 했다. 마치 남도의 다도해 섬 풍경을 보는 것처럼 작품들은 저마다의 생명력을 가지고 떠있는 형상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주변의 풍경이나 사물들의 관계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변형하고 집약해서 텅 빈 힘을 만들어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김태호 작가는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와 파리국립8대학 조형예술학부 석사를 졸업했다.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아트앤디자인스쿨 현대미술전공 명예교수로 있다. 2015년에는 프랑스 파리시 국제아트레지던시에서 작업을 했고 2016년에는 김종영 미술상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등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무엇하나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안개 너머의 풍경처럼 김태호 작가의 작품은 형상이 없는 풍경화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작가는 단순하면서도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작업을 2000년부터 해왔다. 모호함이란 뜻을 가진 ‘Obscurity-2021’ 전시 타이틀은 작가가 삶에서 얻은 깨달음이다.
작가는 “말이나 글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을 그림으로 그릴 필요는 없다”라고 자신이 회화를 하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말과 글이 담아내지 못하는 그 어떤 지점에 회화의 매력과 힘이 있다는 것이다. 전시는 2022년 1월22일까지 열린다. 중기이코노미 김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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