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이희정 교수는 서울연구원이 24일 개최한 ‘2021 서울 빅데이터 포럼’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 도시와 문명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까가 인류의 초미의 관심사이고, 효과적으로 잘 대응하는 것이 미래 세대를 준비하는 숙명과 같은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웨비나 화면 캡쳐>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이희정 교수는 서울연구원이 최근 개최한 ‘2021 서울 빅데이터 포럼’에서 ‘코로나 이후 세계 주요 도시의 정책변화’ 주제발표를 통해 “비포 코로나 시대와 에프터 코로나 시대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될 것이고 그 중심에 도시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 도시와 문명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까가 인류의 초미의 관심사이고, 효과적으로 잘 대응하는 것이 미래 세대를 준비하는 숙명과 같은 과업”이라는 얘기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1년 간 서울과 동경, 런던, 뉴욕 등의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해외 유수의 대학들과 대도시의 변화를 진단해왔으며, 세계 대도시와 서울의 데이터 검토를 통해 도시의 주거공간, 상업 업무공간, 여가공간 등에서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주택가격 상승=코로나19 장기화로 전 세계적인 주택가격의 상승이 나타났다. 뉴욕의 경우 팬데믹 초창기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 상태였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주거에 대한 가치를 확인하며 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했다. 이와같은 패턴은 동경과 런던, 서울 등 대도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임대료는 외곽이 높아지고 주택 가격 자체는 도심이 높아졌다. 실질적인 주택 수요는 서울 도심보다는 외곽인 경기도 쪽으로 이전해 나가는 특성을 보였다.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의 확대로 주거 이동의 패턴은 도심 외곽으로의 분산형 집중을 만들어냈다.

이 교수는 상대적으로 기존 시가지 내에는 노후 주거지역이 늘어나면서 이렇게 변화되는 라이프 스타일에 대응할 새로운 주거 모델이 어떻게 자리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 숙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세계 대도시 업무공간 공실률 증가=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재택근무 등의 확대로 유동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전 세계적으로 상업 업무공간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10대 대도시들의 상업 업무공간의 공실률은 급격히 올라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심과 강남이 다소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다. 도심에 있었던 전통적인 상업 업무공간의 공실률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강남의 경우 ICT, 디지털과 관련된 온디맨드 산업들이 오히려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상업 업무공간이 디지털 상업 업무공간으로 빠르게 대체됐다.

상업 업무공간의 규모도 중소 규모의 상업 업무공간은 공실 비율이 커지고 있는 반면, 중대형 공간의 경우 공실률이 크지 않았다.

◇공원 등 여가공간에 대한 수요 증가=여가공간과 관련해서도 코로나19 전후로 차이점이 나타났다. 런던의 경우 락다운이 이뤄지면서 공원이나 레크레이션 공간의 이용제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원과 주거지역 주변의 여가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이나 일본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났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 교수는 이동이 제한되다 보니 집 주변 개방공간에서의 활동이 많아지고 있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와 산업구조 변화 등의 측면에서 공원이나 여가공간 또는 커뮤니티 공간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이용패턴 변화에 맞춘 도시계획 필요=세계적인 트렌드와 서울의 트렌드를 살펴볼 때 향후 도시공간에 대한 수요 변화에 맞춘 계획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보다 선명하고 큰 폭의 변화의 특성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도시의 이동 패턴과 공간 이용에 대한 패턴을 분석한 결과 광역화되고 분산형 구조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새로운 광역 거점이 서울에서 외곽지역으로 옮겨지는 등 중심지가 재편성 재구조화 되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변화가 시장에 어떻게 반영이 될 수 있을지 여러 가지 과제들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국토 도시공간이 메가 시티 구역(mega city region)이라고 하는 광역 대도시권으로 재편되는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촉발될 것이라며, ‘100개의 도시가 모여 있는 새로운 서울’이라는 모토의 2040 서울플랜에서 처럼 새로운 형태의 도시 모델이 만들어 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주거와 여가활동이 융합되고 로컬 커뮤니티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토지 이용과 공간 이용 패턴으로 도시계획이 이뤄져야 하고, 이에 맞춰 시장도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