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비업체의 보험수리 10건 가운데 9건은 보험사가 수리비 청구액을 삭감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정비업체가 우선수리하고 보험사가 나중에 손해사정(손해가 보험 목적에 맞는지와 손해액을 평가하는 업무)을 통해 수리비를 책정하는데, 대부분 정비업체가 수리비를 온전히 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경기도는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경기도내 정비업체 456곳을 대상으로 한 이러한 내용의 자동차 보험수리 관련 보험사 불공정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정비업체의 수리비 청구액이 보험사의 손해사정 정산 후 전액 그대로 지급받은 비율은 5.3%에 불과했다. 10% 삭감은 56.9%, 10~50% 삭감은 29.8%, 50% 이상 삭감은 8.0% 등으로 조사됐다. 수리비를 삭감 받은 업체 중 57.2%는 청구액 삭감이유도 통보받지 못했다고 했다.

응답자 중 89.0%는 보험사로부터 받은 자동차 정비요금 책정기준이 부적정하다고 봤다. 그 이유(중복응답)를 보면, 임금인상률 및 원재료비 등 미반영이 79.5%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실에 맞지 않는 기준이 67.9%, 기준 설정 자체가 잘못이라는 응답이 55.8% 등이었다.

이와함께 특정 정비비용 청구프로그램 이용(30.3%), 통상적인 작업시간 축소(37.9%), 수리범위 제한(37.9%), 무료 픽업 서비스 제공(31.6%) 등을 강요받은 불공정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사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지시를 불이행 했을 때 수리비용이 삭감됐던 업체(29.5%)도 있었다.

이에 따라 정비업체 74.4%는 보험사와 공정한 거래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표준계약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임금인상률 및 재료비 인상률 반영, 보험사와 상생협력 체결 등도 건의사항이었다.

경기도는 정비업체와 보험사 간 위수탁거래의 공정화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에 이번 조사 결과를 전달할 계획이다. 

김지예 경기도 공정국장은 “지속적으로 해당 분야에 대한 불공정 문제를 모니터링하고, 관련 제도개선 및 법령개정을 건의하는 등 도내 중소업체의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김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