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8일 개최한 ‘위드코로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소상공인 정책방향’ 토론회에서 조봉환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박주영 숭실대학교 교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8일 개최한 ‘위드코로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소상공인 정책방향’ 토론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생태계 구조변화와 정책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기술혁명과 사회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 가운데서 소상공인의 자생적인 경쟁력 강화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소상공인들에게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기술과 자금으로 무장하는 대기업=4단계까지 올라간 집합금지 명령으로 소상공인의 매출은 급감한데다, 여기에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소비자들은 신선식품을 포함한 모든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해 집까지 배달되는 편리함에 익숙해졌다. 결국 이러한 온라인 쇼핑 트렌드를 외면해선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대기업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코로나19 대응전략을 펼치고 있다. ▲SSG닷컴은 최근 이베이를 인수하면서 SSG닷컴이 신선식품을, 이베이는 공산품을 주력 상품으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쿠팡은 IPO자금 5조원을 물류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물류창고관리시스템으로 입출고 및 재고관리를 하고 전국의 170만평 규모의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도심에는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구축해 15분내의 배송체계를 갖췄다. ▲롯데쇼핑은 부회장 직속 빅데이터 조직을 발족하고 계열사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개별 소바자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롯데온(ON)을 통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분명한 것은 소상공인이 이러한 대기업의 전략을 따라갈 수도 없고, 대기업 전략이 반드시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인다고 장담할 수 없다.

◇‘굿 이너프 법칙’에 따른 맞춤 지원을=그래서 박 교수는 소상공인이 대기업의 전략을 그대로 따라가기 보다는 ‘굿 이너프 법칙(충분히 괜찮은 딜)’에 따른 전략을 세울 것을 제안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박 교수는 전통시장 지원 초기에 상인들의 요청으로 마트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유형의 카트를 제공해 준적이 있지만, 정작 소비자는 좁은 시장에서 카트를 이용하는 것을 불편해했고, 상인들도 고르지 못한 바닥으로 인한 카트 소음에 불편을 겪으며 결국 방치된 사례를 소개했다. 

이에대한 대안으로 좁은 시장에서 부딪치지 않고 집까지 가볍게 끌고 갈 수 있는 바퀴 달린 소형 장바구니를 일정 예치금에 대여를 했다. 그러자 예치금 회수를 위해 다시 시장을 찾게 함으로써 고객 방문을 늘리고, 소비자의 편의도 높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인점포를 포함한 스마트 점포의 확산, 매장 내 로봇사용 보편화, SNS를 통한 구매정보 수집과 사용 후 후기 확산, 간편결제 시스템의 확대, 플랫폼 사업화의 확장 등은 소상공인에 영향을 미치는 4차 산업혁명의 변화다.

◇“골목상점, 새로운 존재가치 부각될 것”=박 교수는 대기업을 따라잡기 보다는 골목상권의 장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점포나 무인점포가 가능하도록 하고, 단순반복 노동용 로봇을 도입해 적은 인력으로 점포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위생 시스템을 스마트기기와 접목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간편결제시스템을 도입해 고객의 신뢰와 편의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온라인 주문 배달시스템을 도입하고 플랫폼 사업과 연계하는 한편, SNS 마케팅을 지원해 비대면 온라인 쇼핑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휴식과 여가, 다양한 경제활동의 장소로 부상한 대형 쇼핑몰과 달리 소비자와 가까이 있는 골목 상점가는 집 앞의 작은 쇼핑몰로 포스트 코로나 이후 뉴노멀에서 새롭게 존재가치가 부각될 것”이라며, “소상공인이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정부가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