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동통신 3사들이 통신소비자들에게 적용하고 있는 통신장애에 따른 손해배상 약관의 기준과 범위가 소비자들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며, 불공정약관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소비자주권은 “연속 3시간 이상 혹은 1개월 누적 6시간을 초과”해야 받을 수 있는 현행 피해보상 약관을 현재의 통신 속도에 따른 각 상황을 고려해 최소한 “연속 10분 이상 혹은 1개월 누적 30분을 초과”한 경우로 개정하고, 단순 통신요금 감면이 아닌 직·간접적으로 실제 발생한 손실을 제대로 보상토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통3사의 회원약관 중 “통신사들의 책임 있는 사유로 연속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거나, 1개월 누적시간이 6시간을 초과할 경우”에 한해,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시간에 해당하는 월정액과 부가사용료의 8배에 상당한 금액을 기준으로 손해배상”한다는 조항은 약관법 상 신의성실 원칙을 위반하고, 회원들에게 부당하고 불리한 조항이라며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통사들의 손해배상 약관에 대한 논란은 지난 10월25일 발생한 KT통신장애로 인해 촉발됐다. 음식점주들이 배달앱 주문을 받지 못하는 등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막심했다. 이밖에 인터넷 차단에 따른 업무마비 등 다양한 피해가 발생했다. 

KT는 통신장애 발생시간 89분의 10배 수준인 15시간 상당으로 피해액을 산정했고, 소상공인 대상으로는 별도 기준을 적용해 10일분의 요금을 보상했다. 실제 보상액은 수천원 가량의 통신요금 감면이 전부였다. 

소비자주권은 “단 1분만 통신이 끊겨도 다방면으로 광범위하고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통신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해도 법률상 책임있는 이통3사들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도록 한 불공정한 약관이 개정되지 않고서는 적절하고 합리적인 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공정위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약관심사를 통해 ‘이통3사 이익 보호’가 아닌 ‘통신소비자 권익 보호’에 나서야 한다”며, “손해배상 관련 약관 중 ‘연속 3시간 이상 혹은 1개월 누적 6시간을 초과해야 한다’는 조항은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 아울러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명문화된 약관규정의 개정에도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