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시민단체들이 현대·기아자동차의 ‘순정부품’ 표시가 법 위반이므로 금지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은 10일 공정위에서 열린 현대차와 기아차의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 사건 심의에 신고인 의견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소속 기업들을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지난 2019년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신고 당시 소비자·시민단체는 현대·기아자동차가 보수용(수리·교체용) 자동차부품 판매시장에서 자사의 OEM 부품을 ‘순정부품’으로, OEM이 아닌 인증부품을 ‘비순정부품’으로 표시하고 “비순정부품을 사용할 경우 자동차의 고장 및 성능저하, 사고발생, 인명피해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광고를 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한” 비방광고라고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또, 2013년 당시 녹색소비자연대가 공정위의 용역 위탁으로 조사한 결과, OEM이 아닌 인증부품은 OEM부품과 비교해 동등 이상의 품질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현대·기아자동차는 OEM부품을 ‘순정부품’으로 표시하면서 최대 4.1배 비싼 가격으로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14년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OEM이 아닌 부품 역시 국토교통부 지정 인증기관인 한국자동차부품협회가 인증을 실시하게 됐음에도, 이를 ‘비순정부품’으로 지칭하면서 “거짓 과장하고 비방해 소비자의 오인을 유도해 합리적으로 선택할 권리를 빼앗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10일 제출한 의견서에서도, 현대·기아자동차의 ‘순정부품’ 표시 및 ‘비순정부품’ 비방행위가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소비자들에게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왜곡했을 뿐만아니라 OEM부품을 부당하게 높은 가격으로 판매해 소비자에게 그 손실을 전가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거짓 정보를 표시해 중소 독립부품업체의 시장접근권을 저해했고, 이는 모두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거래 질서 형성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에 ▲시정조치를 통해 현대·기아자동차의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큰  현대·기아자동차의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 사건에 대해 과징금 부과 ▲현대·기아자동차의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를 주도하고 장기간 지속해 소비자들과 다른 사업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대표이사들에 대한 응분의 조치를 요청했다. 

소비자·시민단체들은 이번 현대·기아자동차의 보수용 자동차부품 부당 표시광고 사건에 대한 공정위 처분 이후에도 이와 유사한 불공정행위 방지 대책을 국회, 정부에 요구하는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