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정부가 주요 10여개 도시에서 부동산세를 시범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힌 가운데 부동산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13일 삼성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보유세 부과는 소유자의 기대이익을 낮춰 부동산 투자 이익을 억제시키는 요인”이라면서도, “일정 규모의 공제항목이 도입될 예정이고, 세율도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란 이유로 부동산 경기 악화 등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세를 도입하는 첫 번째 이유가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위한 사회보장 재원 마련이라고 밝혔다. 공동부유란 글자 그대로 ‘같이 잘 살자’는 뜻이다. 지난 8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산당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강조한 바 있다.
공동부유는 민간기업과 고소득층의 부를 중국 공산당이 조절하고 ‘자발적’ 기부를 통해 인민과 나누자는 것이다. 다른 말로 성장보다 분배에 초점이 맞춰 중국 내 소득불균형을 시정하겠다는 의도이며, 부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공동부유의 사회보장제도 재원을 부동산세로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보고서는 부동산세 제도가 도입되는 두 번째 이유로 지방정부의 재정구조 개혁을 통한 부채비율 축소를 지목했다. 지방정부의 조세수입에서 토지소유권 매각 비중을 낮춰, 부동산 개발을 부추기는 구조를 해소하려는 취지라는 것이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동산세 도입으로 공동부유 추진과 부채비율 축소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의 부동산세 도입을 보다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 지난 2013년 중국 정부가 발간한 ‘차이나 2030’ 보고서를 근거로 들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부동산세 도입을 비롯한 세제 현대화와 토지 판매수입에 의존하는 지방재정의 개혁을 강조한 바 있다. 중국의 세제가 개혁개방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이유에서다.
국영기업이 경제의 거의 전부였던 당시처럼 여전히 중국의 법인세 비중은 높고 소득세 비중은 낮다. 여기에 부동산세, 상속·증여세도 없는 상황이다. 그로 인해 중국은 소득 수준에 비해 사회복지지출 비중이 낮다. 이에 부동산세 도입으로 사회복지지출 비중을 높이겠다는 말이다.
또한, 1994년 세제개혁으로 지방정부가 사회보장 지출과 인프라 투자를 담당했는데도, 세입에서 중앙정부의 몫이 더 많다. 이러한 세입세출로 인해서 지방정부는 토지소유권 매각과 부동산 개발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중국의 부채비율을 높인 주요한 요인이었다.
보고서는 중국이 부동산세로 세입도 늘리고 부동산 개발을 부추기는 구조를 개혁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중기이코노미 곽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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