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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사 기술 제작도면 타사에 넘긴 대우조선

공정위, 대우조선해양 기술유용행위로 6억원대 과징금 부과

기사입력2021-12-15 14:55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사의 도면을 유용한 대우조선해양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억52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대우조선해양이 하도급업체의 제작도면을 타 하도급사에 제공해 기술유용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행위를 한 대우조선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억52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시정명령은 향후 정당한 사유로 기술자료를 요구할 때도 반드시 사전에 서면을 교부할 것과,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유용하는 행위를 다시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과징금은 기술자료 요구시 서면 미교부 행위에 대해 5200만원, 기술유용행위에 대해 6억원이 책정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2018년부터 2019년 사이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선박용 조명기구를 납품하고 있던 수급사업자의 제작도면을 유용했다. 선박용 조명기구는 선박 엔진의 진동, 외부 충격, 해수와 같은 혹독한 환경에 노출되기 때문에 일반 가정용 조명기구와 달리 폭발을 방지하기 위한 구조, 높은 조도, 우수한 전기적 안정성 등이 요구된다.

조사결과, 선주는 대우조선에 조명기구를 납품한 실적이 없는 신규업체로부터 선박용 조명기구를 납품받을 것을 요구했다. 납품업체 지정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대우조선은 기존 납품업자의 제작도면과 새로운 납품업체의 도면을 비교한 후 차이점을 확인해, 새로운 납품업체에게 기존 납품업자의 도면대로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대우조선은 새로운 납품업체가 동일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기존 납품업자의 제작도면을 전달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하도급법 상 “유용”이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로부터로부터 취득한 기술자료를 취득목적 및 합의된 사용범위를 벗어나 자신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얻거나 수급사업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자신의 계열회사, 수급사업자의 경쟁사업자 등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라며, 대우조선해양의 행위가 기술자료 유용임을 명확히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에 대해, 선주의 요청에 따라 수급사업자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선주의 요청이 있었더라도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행위가 위법하다는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제작도면(승인도)은 기존 납품사업자의 고유기술이 포함된 기술자료라고 명확히 판단했다.

◇기술자료 요구 시 서면교부 의무 위반=대우조선은 또 총 617건의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법이 정한 요구서면을 교부하지도 않았다.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있었던 일로, 관련 납품업체가 91곳에 이른다.

이중 365건은 요구서면을 아예 교부하지 않았고, 252건은 기술자료를 받은 다음 뒤늦게 요구서면을 교부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기술자료 요구의 정당성은 인정했다. “수급사업자로부터 납품받을 제품에 대해 선주로부터 승인받기 위한 목적 등으로 관련 기술자료를 요구”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요구에 정당한 사유가 있더라도 요구목적, 권리귀속관계 등을 명확히 하고, 수급사업자의 기술보호 및 유용 예방 등을 위해 기술자료 요구서면 사전 교부를 의무화하고 있음에도 91개 수급사업자에게 기술자료 요구서면을 교부하지 않아 하도급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기술자료 제공 요구에 정당한 사유가 있더라도 사전에 요구목적, 비밀관리에 관한 사항 등 중요 사항에 대해 협의하고 서면을 발급해야 함을 다시금 명확히 했다”며,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취득목적 및 합의된 사용범위를 벗어나 사용하거나 제공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 제재함으로써, 향후 이러한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업계의 경각심을 제고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공정위의 이번 조사를 계기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교부시스템을 개선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내년 2월18일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제공시 원사업자의 비밀유지계약 체결을 의무화한 규정 시행을 계기로 수급사업자를 대상으로 해당 제도 및 체계적 비밀관리 방법 등에 대한 교육·홍보도 적극 시행해 수급사업자의 기술보호를 더 두텁게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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