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갑석·김경만·이동주·이정문 국회의원,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중소기업중앙회, 참여연대 등은 15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 기술보호정책 평가와 차기정부의 과제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참여연대>

더불어민주당 송갑석·김경만·이동주·이정문 국회의원,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중소기업중앙회, 참여연대 등이 15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중소기업 기술보호정책 평가와 차기정부의 과제 모색’ 토론회에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인 김남주 변호사가 한 제안이다.

김 변호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 기술침해 방지 대책의 성과와 차기 정부의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현 정부 들어 중소기업 기술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수립돼 적극적으로 이행한 것으로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대책의 효과는 추후 더 면밀히 살펴봐야 하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기술침해 피해금액이 현저히 감소하고 기술침해 사례도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위한 예산도 대폭 증가했고, 특허출원량과 질이 상승하는 등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6년 4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중소기업 기술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으며, 2017년 9월 공정위는 ‘기술유용행위 근절대책’을, 2018년 8월에는 범부처 합동 ‘종합적인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또, 2020년 4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대책의 후속 보완대책인 ‘중소기업 기술보호 강화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기술유출 피해금액 크게 감소해=정부의 중소기업 기술보호 노력으로 기술유출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금액은 2019년과 2020년 현저히 감소했다. 중소기업의 기술유출 피해금액은 2012년 2857억원에 달했고, 이후 1000억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9년 총 피해금액은 102억3000만원, 기업당 평균 피해금액은 6억9000만원이었다. 2020년에는 총 피해금액 290억원, 기업당 평균 피해금액 5억8000만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피해금액이 급감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기술침해 방지 대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김 변호사는 분석했다. 하지만 총 피해금액은 크게 감소했음에도 피해건수는 크게 감소하지 않아 이에 대한 보다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기술보호 역량이 크게 상승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기술보호수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기술보호 경쟁지수는 2013년 43.3%에서 지속 상승해 2017년 51.3%를 기록한 다음 2018년 44.3%로 급감했고, 그 후 반등해 2020년 48.6%로 회복했다.

◇문재인 정부, 기술보호 정책 이행=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가 계획한 정책을 대부분 이행했으며 특히 하도급법, 상생협력법, 특허법 등 관련 법률의 개정을 통해 계획한 제도 개선을 대부분 완료했다고 평가했다.

제재행정 측면에서도 문재인 정부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쳤다. 기술침해 대응과 관련된 부처가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TF’를 구성해 협업 행정을 펼쳤고 특허청, 중기부, 공정위가 기술판단 협업체계를 구축해 6건 이상의 기술판단 실적을 냈다.

또, 공정위는 문재인 정부 이전까지 기술유용 등 5건(2013~2016년 신고 26건)에 대해 조치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2018년 두산인프라코어 사건에서 과징금 부과, 시정명령 그리고 법인과 직원을 검찰 고발하는 등 12건 이상 사건에서 검찰 고발 등을 포함한 강력한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행정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법령 개정을 통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강화하기로 계획했지만 이행하지 못했다. 그 외에도 한국형 디스커버리 도입을 위한 법률 개정, 중소기업 기술보호위원회 설치 근거 등 일부 제도 개선은 마치지 못했다.

◇기술침해 방지…차기 정부 과제는=김 변호사는 기술침해 방지를 위해서는 행정적 조치와 병행해 민사적 피해구제도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 위반으로 인한 비용이 증가하지 않으면 침해행위를 근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징벌배상 강화를 위해 현행 3배 이하 배상 규정을 3배 이상 10배 이하로 관련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의 도입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최근 상생협력법 등에 도입된 자료제출제도는 진일보한 제도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 소송상 활용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특허법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기술침해 방지를 위한 관련 법률에서 동시에 한국형 디스커버리제도 도입을 추진해 결실을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연방민사소송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디스커버리 제도는 민사소송에 적용되는 증거조사 절차로, 소송당사자가 소송에 관계되는 정보를 획득하고 보전하기 위해 소송상대방과 서로 각종 정보와 문서 등을 교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판 전에는 반대 측이 무슨 증거와 증인을 제출할 지 알 수 없어, 이를 반박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기가 불가능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이밖에도 김 변호사는 국정 책임자가 변경되더라도 정책의 방향이 일관성을 유지해 혼란을 방지해야 하며, 현 정부가 추진한 정책 효과를 측정할 수 있도록 각 부처별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기술침해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의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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