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돌아왔다. 중요하지 않는 선거가 어디 있겠냐만, 이번은 대통령 선거다. 투표일은 석 달 정도 남았지만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 대한민국은 1년 전보다 더 긴박하고 격렬하다.

선거철이 되면 으레 인물 중심으로 공약을 보고 판단하자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흐름만 보면 공약 중심 선거는 여전히 요원하다. 언론이 더 설친다. 후보 공약이나 철학은 애써 외면하고 그 귀한 지면에 가십거리 정도 수준의 내용을 ‘알권리’로 포장해 연일 싣는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감에 맞춰 언론은 그들만의 잣대로 연신 의미를 부여하기에 바쁘다. 국민을 위로하거나 방역에 필요한 정보의 차분한 전달 보다 이른바 정부의 방역실패나 무용론을 지적하기 급급했다.

국내 경제를 드러내는 지표도 연말을 맞아 속속 나오고 있다. 통상적인 수치지만 이를 두고 한 곳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위상을 더 높이고 있다고 해석한다. 또 다른 쪽에서는 암울한 대한민국 미래 단면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한탄한다.

2021년 한해 얼마 남지 않았다. 다사다난이란 표현으로는 설명 되지 않을 만큼 역동적이었다. 2020년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신체뿐 아니라 심리도 정도껏 초벌구이가 됐을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2021년 막바지에 이른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은 여전히 ‘미증유’시대다.

2022년이 불안한 이유다. 정부는 45일 만에 일상으로 복귀 정책 후퇴를 공식 선언했다. 아이들의 등굣길도 다시 막혔다. 그나마 믿었던 백신마저 돌파감염에 변이바이러스까지 겹쳐 불신만 쌓여가고 있는 모양이다.

2년간 국민들은 지쳤다. 참을 만큼 참았고, 견딜 만큼 견뎠다. 한 달여간 적용된 ‘단계적 일상으로 복귀’는 참고 견뎌왔던 국민에게 잠시나마 해방감을 줬다. 아니나 다를까. 일상으로 복귀하는 길은 예상보다 험난했다.

국민을 위로하고 해결방안을 내놔야 하는 것은 결국 지도자 몫이다. 그 지도자를 뽑는 것은 국민 의무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치가 방역을 대신할 수 없다. 또한, 정치가 국민의 일상을 모두 감시하고 규제할 수도 없다. 정치가 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정치가 절실한 시점이다.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희망고문’을 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고리타분하게 ‘내 탓 네 탓’ 할 것을 할 때는 더더욱 아니다. 이제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세부 공약과 대선 정책을 점검해야 한다.

정부가 바뀐다고 전염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정권이 유지된다해서 지금 시국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 또한 아니다. 전염병 시국에서 보내는 하루는 이전의 하루와 다른 의미다. 살면서 겪어야 할 수 많은 위험도가 일상에 상존하고 있다. 그저 큰돈은 아니더라도 먹고 살만큼만 되면 만족한다는 소상인은, 먹고 살기 벅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2022년 특별한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19 시국 2년 동안 뼈저리게 배운 것이 있다. 평범함이 특별함이고, 곧 기회라는 것을. 내년 3월 치러질 대통령 선거는 국민의 평범함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적임자를 뽑는 기회다. 5년간 대한민국을 준비되지 않은 상황으로 내 버려두기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 가짜 말고 진짜가 나설 때다. 그래야 비로소 국민들은 2022년을 두려움이 아닌 희망을 갖고 기다릴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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