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기업인 포스코, GS칼텍스, 현대자동차 등의 국내와 국제 신용평가 간극이 최대 8계단 차이가 나는 등 신용등급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해 매출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국내외 신용평가 등급(올 5월 기준)을 조사,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신용평가를 받은 33개 기업의 국내 평가등급은 평균 ‘AA+(조정수치 1.6)’인 반면 해외에서는 ‘A-(6.8)’를 받아 등급 괴리가 5.2에 달했다. 이는 해외에서 받은 등급이 5계단 아래에 있으며, 국내 신용등급이 해외보다 24%정도 높게 평가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대 기업 국내외 신용평가 현황

신용평가는 2014년 5월 기준<자료=CEO스코어>

특히 공기업과 은행을 제외한 18개 민간기업으로 좁혀보면 국내 신평사 평균등급이 ‘AA+(2.2)’인 반면 해외에서는 ‘BBB+(8.5)’를 받아 국내·외 괴리가 6.3으로 벌어졌다.  

이 가운데 국내·외 신용평가 등급 간극이 가장 큰 곳은 최근 20년만에 ‘AAA(1)’등급에서 한 계단 강등돼 ‘AA+(2)’가 된 포스코였다. 해외 평가등급 평균 조정수치가 9로 국내와 8계단 차이가 났다. 국내 평가등급이 해외보다 36%나 높은 셈이다. 포스코는 무디스로부터 Baa2(9), 스탠다드앤푸어스(S&P) BBB+(8), 피치 BBB(9)의 등급을 받았다.

GS칼텍스 역시 무디스와 S&P에서 10등급인 Baa3과 BBB-를 받았으나 국내에서는 2등급인 AA+로 8계단 차이가 났다.

이어 현대차, LG전자, 에쓰-오일, 롯데쇼핑, SK하이닉스, 현대제철 등이 국내에서 AAA(1)~A+(5)의 등급을 받았지만 해외에서는 BBB+(8)~Ba2(12)에 그쳐 7계단의 간극을 보였다.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KT, SK텔레콤, SK종합화학, 이마트, 포스코건설, SK E&S 등은 국내서 받은 최소 등급이 AA-(4)였으나, 해외에서는 BBB-(10)로 6계단 차이가 났다.

100대 기업 가운데 국내 신용평가를 받은 곳은 78개사였으며, 1등급(AAA)을 받은 곳은 20개사로 25.6%에 이른다. 해외에서 1등급을 받은 기업은 없으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4등급으로 가장 높았다.

현대중공업,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물산, LG디스플레이, SK네트웍스, 현대오일뱅크, 두산중공업 등 45개 회사는 국내 신용평가사에서만 신용등급을 받아 해외 평가이력이 없고,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삼성화재해상보험, 현대글로비스 등 8개 회사는 국제 신평사에서만 등급을 받아 국내 등급과 비교치가 없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국내·외 신용평가 간극이 큰 것은 우리 기업이 해외 국채시장에서 낮게 평가되는 탓도 있지만, 평가 수수료가 국내 신평사의 주 수입원이고 대기업이 기업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보니 기업의 입김이 평가에 어느 정도는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율에 맡겨진 신용평가 시장이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미국이 도입한 등급 감시시스템 등 최소한의 방어책이라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평가 등급 조정표

S&P, 피치는 국내와 분류가 같음<자료=CEO스코어>

해외평가는 무디스, S&P, 피치 등 3사가 매긴 등급의 평균치를, 국내는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3사의 등급 평균치를 기준으로 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