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외화보험상품은 달러환차익이 목적이고 환율이 높을 때 해지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보험설계사의 설명을 듣고 이 상품에 가입했다. 그러나 해지할 당시 환급금이 납입보험료 총액에 크게 미달되는 것을 확인하고 민원을 제기했다.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수취 등이 모두 외화로 이뤄지는 외화보험의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이처럼 보험 판매과정에서 환차익만 강조하는 등 불완전판매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자 금융당국이 소비자보호 강화방안을 내놨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외화보험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최근 외화자산 운용수익에 대한 기대와 보험사의 신규 수익원 창출 유인 등으로 외화보험 계약건수가 2017년 5000건에서 지난해 10만5000건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판매금액도 3046억원에서 1조4256억원으로 4배 넘게 상승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외화보험의 환차익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등 환위험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게 이뤄지는 불완전판매 건수 및 비중도 늘었다. 전체 불완전판매 가운데 외화보험 불완전판매 비율은 2018년 0.7%에서 지난해 3.2%로 증가했다.

외화보험은 주로 만기가 30년 이상의 보장성 보험과 저축성 보험 위주로 판매가 되는데, 이때 소비자가 환율변동에 장기간 전면 노출돼있어 금전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환율이 떨어졌을 때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감소하고, 환율이 오르면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조기에 해지하더라도 보험의 장기계약 특성상 해지수수료가 높고 환율변동 위험과 결합돼 막대한 금전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감독원은 “환율은 전문가 조차 예측이 어려운 경제변수이며, 보험금이 지급되는 20~30년 후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환위험을 정확히 인지하고 자신의 책임하에 보험을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외화보험 종합개선방안을 마련했는데, 손실가능성이 있는 보험상품이므로 판매할 때 적합성·적정성 원칙을 추가로 적용하고, 특히 실수요자에게 판매될수록 실수요 확인절차를 강화했다. 또 소비자가 환위험을 명확히 인지하도록 해야 하며, 보험계약 체결 이후에도 전화 등을 통해 보험료·보험금 변동가능성 등 설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해야 한다. 외화보험 불완전판매가 적발되면 엄중 제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