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에서 시작된 한류열풍이 영화와 드라마로, 이젠 K-푸드로 확대됐다. ‘K’가 붙으면 ‘핫’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K-콘텐츠의 경쟁력이 세계인의 입맛까지 공략하고 있다. 보고 즐기는 재미에 더해 해외 입맛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식품 수출액의 전통 효자 노릇을 했던 인삼, 김치뿐만 아니라 라면, 딸기, 포도, 김과 같은 가공식품과 농수산식품도 K-푸드의 위상에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가정간편식부터 농수산물까지 다양=지난해 우리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의 확산과 국제적인 물류대란에도 불구하고 2021년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역대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21년도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15.1% 증가한 113억6000만 달러(약 13조6100억원)를 달성했다.

수출 상승요인은 품목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제품들이 해외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딸기와 포도의 인기가 눈에 띈다. 정부가 스타 품목으로 육성한 딸기와 포도는 합산 목표 수출액 1억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딸기와 포도가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던 이유는 명확한 고급화 전략을 통해 한국산 신선농산물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딸기의 경우, 정부가 지원한 전용 항공기를 통해 공급돼 홍콩과 싱가포르의 고급 호텔과 디저트 숍 등 프리미엄 마켓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포도는 당도와 크기 등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중국에서 한 송이에 약 12만원의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김을 비롯해 참치, 어묵, 굴, 넙치 등도 수출액 증가품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의 수출액은 6억9280만 달러로 전년대비 15.4% 올랐다. ▲참치 5억7920만 달러(9.7%↑) ▲어묵 4950만 달러(9.7%↑) ▲굴 8010만 달러(12.0↑) ▲넙치 5500만 달러(27.6↑)가 뒤를 잇고 있다.

그 중에서도 김은 10년 넘게 매년 수출액을 경신하고 있다. 2010년 1억520만 달러에서 2015년 3억490만 달러, 2020년에는 6억40만 달러로 증가추세다. 김이 사랑받는 이유는 ▲유기농 김부각 ▲채식주의자용 김밥 김 ▲양념 김자반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해 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유아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활용한 한류 마케팅도 한 몫했다. 또 유기농 인증과 식품안전규격인증 등 국제인증을 취득해 신뢰도를 높인 것도 요인으로 작용한다.

◇K-드라마 타고 ‘라면’ 인기 고공행진=매년 꾸준히 수출 효자 노릇을 한 제품은 라면이다. 라면의 수출액은 6억7460만 달러로 전년대비 11.8% 늘었다. 라면의 인기 비결은 한국만의 독특한 소스와 K-콘텐츠의 강세로 각종 영화나 드라마에서 짜파구리, 라면 등을 먹는 장면이 노출되면서 한국 음식이나 간식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를 방증하듯 한류열풍이 거센 일본, 대만 등지에서 라면이 가장 많이 팔렸다.

2020년 김치의 수출액은 1억4450만 달러였고, 2021년에는 이보다 10.7% 올라 1억599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지역에서는 전년대비 24.9%나 수출이 상승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은 2021년 3분기 기준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섰다. 1986년 신라면이 출시된 이래 첫 기록이다. 신라면의 3분기 누적 국내외 매출액은 총 6900억원인데, 해외시장 점유율이 3700억원으로 53.6%에 이른다.

여기에 2020년 뉴욕타임스가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신라면블랙을 선정했고, 2021년에는 신라면과 짜파게티를 선정한 것도 이름을 알리는데 도움이 됐다. 심사위원들은 신라면이 특유의 감칠맛과 다양한 재료와도 잘 어울리는 점이 좋았고, 짜파게티는 영화 ‘기생충’에서처럼 차돌박이를 올리고 트러플 오일을 뿌려 먹는 재미가 있는 제품이라고 호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이 기세를 몰아 세계 각국에 생산기지와 판매법인을 세워 안정적인 공급망 확충에 노력하고 있다. 1996년 중국 상해공장을 시작으로 ▲1998년 중국 청도공장 ▲2000년 중국 심양공장 ▲2005년 미국 LA 공장에 생산기지를 설립했고, ▲2002년 농심 저팬 ▲2014년 농심 호주 ▲2018년 농심 베트남 ▲2020년 농심 캐나다 등의 판매법인을 세웠다.

한국 라면만의 중독성 짙은 매콤함이 입소문을 타자,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을 염두에 둔 라면도 있다. 신세계푸드는 2018년부터 글로벌 할랄푸드 시장 공략을 위해 말레이시아, 중국, 싱가포르, 태국, 대만, 부탄, 미국,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등지에서 ‘대박라면’을 판매 중이다.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탄 이 라면은 글로벌 3대 할랄인증의 하나인 말레이시아 자킴(JAKIM) 할랄인증을 받아 무슬림 사이에서 신뢰감을 얻고 출시 2년 만에 연간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김치, 다양한 문화 색 입고 트렌드 중심=우리나라의 수출 효자 원조는 김치다. 2020년 김치의 수출액은 1억4450만 달러였고, 2021년에는 이보다 10.7% 올라 1억599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섬유질과 유산균이 풍부한 건강식이라고 알려지면서 일본, 미국, EU, 영국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특히 유럽지역에서는 전년대비 24.9%나 수출이 상승해 그 인기를 입증했다.

K-콘텐츠의 강세로 당분간 한국 음식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 음식만의 강력한 셀링포인트(Selling point) 확립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정부와 민간기업은 우리 전통김치의 품질을 높이고, 다양한 레시피를 선보이는 등 김치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대상㈜ 종가집은 세계 명문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와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SF애드와 프랑스 AMA협회(Associaion Mes Amis)와 함께 작년 10월 영국과 프랑스에서 김치 요리대회를 진행했다. 참가자 150여명 중 10명만이 결승전에 진출했는데, ▲돼지고기와 백김치의 조합 ▲스리랑카의 스트리트 푸드인 코투(Kothu)를 응용한 요리 ▲영국의 간식 스카치 에그(Scotch egg)에 고기 대신 김치볶음밥을 넣은 요리 ▲김치 케이크 등 창의적이고 이색적인 김치 요리들이 탄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해 11월22일부터 12월5일까지 ‘Korean Kimchi Festival London 2021’을 개최해, 현지인에게 영국의 로컬 레스토랑 셰프들이 직접 개발한 김치 메뉴를 판매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페스티벌에는 영국의 레스토랑 44곳이 참여했다. ▲수제버거 어니스트버거(Honest Burger) 프랜차이즈 40개 매장 ▲더거너스버리(The Gunnesbury) ▲48 비스트로(48 Bistro) ▲더플레이스(The Place) ▲그레이홀스(Grey Horse) 등 런던지역에서도 현지인에게 트렌디하기로 명성이 높은 레스토랑들이 대거 참여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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