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광주광역시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공사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6일만에 공식 사과에 나선 정몽규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은 1976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개발로 시작해 아이파크 브랜드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쳤다”며 사과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철거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숨지시거나 다치셨고, 다시 지난 11일 시공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으며, 아파트 안전은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 마저도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고 말했다. 또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시금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대책으로는, 먼저 “현대산업개발은 광주시를 비롯한 관련 정부기관들과 힘을 합쳐 사고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신속하게 실종된 분들을 구조하는데 더욱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피해보상에 관해서는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자 가족분들께 피해를 보상함은 물론, 입주 예정자분들과 이해관계자분들께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특히 광주 지역에 대해서는 “최근 두 사건으로 광주 시민들께 상처와 누를 끼쳐드렸다”며, “광주시와 상의해 시민들의 안전과 재난관리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지구 아파트의 경우 “사시는 분께서 안전에 대한 염려가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전국적인 우려 확산에 관해서는 “전국 건설현장에 대한 외부기관의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과 품질 상태를 충분히 확인해 우려와 불신을 끊겠다”며, 안전 품질 보증을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현재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은 10년이지만, 새로 입주하는 주택은 물론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모든 건축물의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기자회견 이후 일문일답에서, 회장직 사퇴 이외에 다른 계열사 사내이사 등 직책에서도 물러나느냐는 질문에 정 회장은 “경영자로써 책임을 통감하고 회장직은 물러나지만 대주주로서의 책무와 책임은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향후 어떤 역할을 할지는 심사숙고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사퇴가 책임회피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퇴로써 책임에서 벗어난다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할 것”이라며, “제일 먼저 고객과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게 이 문제의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답했다. 

피해 대책에 대해서는,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지 대책이 나올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원인을 찾는데 있어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안전점검에서 문제가 있다면 수분양자에 대한 계약해지는 물론 아파트 완전 철거와 재시공 방안까지도 고려하겠다”며, 외부 전문가 및 정부와 상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과가 사고 발생 이후 6일만에 이뤄진데 대해서는 “바로 말씀드려야 했다”면서도, “2차 사고도 우려되고 구조도 지연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용섭 광주시장은 사고 발생 이튿날인 12일 SNS에 게재한 글에서, “(수습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이 보인 노력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한 바 있다. “어젯밤(사고발생일인 지난 11일) 자정이 다되어서야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광주에 도착했고, 오늘(12일) 오전 10시에 한 장짜리 사과문 발표가 전부였다”며, “언제까지 이런 어처구니없는 건설현장의 참사가 반복되면서 우리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아야 하는지 분노스럽고 답답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