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대리점이 영업부진을 겪어 본사에 상품대금을 늦게 주게 된다면, 대리점주는 지연이자를 낮추거나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화장품·기계·사료·생활용품·주류·페인트 등 6개 업종을 대상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표준대리점거래계약서를 제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와 함께 공급업자·대리점 등 양측 의견을 수렴해 반영한 것이다. 해당 조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대리점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대금 지연 지급에 따른 이자 부담이 꼽혔다.

표준계약서 사용은 강제가 아닌 권고다. 다만 직권조사 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 ‘공정거래협약 이행 평가’에서 가장 큰 배점(100점 만점에 20점)을 차지하기 때문에 사용 유인이 크다.

우선 6개 업종 표준계약서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코로나19 등 위기상황 시 대리점의 상품대금 지연 지급에 따른 이자 경감·면제 ▲대리점에 공급업자의 온라인판매 관련 정보제공 요청권 부여 ▲대리점에 계약갱신(4년 범위 내) 요청권 부여 등이다.

또 본사의 이른바 ‘제품 밀어내기’ 방지를 위해 전산시스템 등을 통해 발주내역을 관리하고, 본사가 발주내역을 사후에 임의로 수정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도 명시됐다. 아울러 본사의 잘못으로 인한 반품 비용, 대리점의 정당한 반품 요구에 대해 본사가 수령을 거부하는 경우에 드는 비용은 본사가 부담하도록 했다.

만약 본사가 대리점이 취급하는 것과 같은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경우 온라인판매 관련 정보를 대리점에 제공하도록 했으며, 본사가 대리점에 납품하는 가격이 온라인 쇼핑몰이나 직영점을 통해 직접 판매하는 가격보다 높을 땐 대리점이 가격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대리점의 안전한 투자비용 회수를 위해 최초 계약시점으로부터 4년 간 거래가 보장될 수 있도록 대리점에 계약갱신요청권을 부여한다. 또한 본사가 정당한 이유없이 대리점에 상품 납품을 중단하거나 눈에 띄게 납품 물량을 줄이기 못하게 했다.

세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기계 업종은 제품 하자에 따른 애프터서비스(AS)는 원칙적으로 본사가 하나, 대리점에 위탁하는 경우 수수료 등을 지급해야 한다.

화장품 업종은 유통에 있어선 여전히 방문판매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방문판매법(방문 판매 등에 관한 법률)을 준수하도록 했다. 이에 본사가 방문판매원을 지원하는 경우 대리점과 협의해야 한다는 규정도 표준계약서에 넣었다.

주류 업종 표준계약서에는 리베이트 제공행위의 금지 및 위반 시 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별도로 명시했고, 이에 따라 계약 해지도 가능해진다.

공정위는 표준대리점거래계약서를 각 본사 및 대리점 단체에 알리고, 공정거래협약 제도와 연계해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겠다는 방침이다. “결과에 따라 직권조사 면제, 표창 수여 등 혜택이 제공된다”며, “새 업종에서도 표준계약서 제정을 확대하고 기존 내용도 계속 보완하겠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중기이코노미 신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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