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은 대표적인 독점 플랫폼이다. 상위순위 배달앱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두 곳의 점유율은 85%다. 이들 배달앱에 음식점은 평균 12~15%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과다한 수수료와 데이터 독점, 배달 라이더에 대한 처우, 소비자 비용부담 등은 이들 주체간의 갈등이 됐고, 사회문제로 두드러졌다.

◇플랫폼 독점이 사회갈등을 불렀다=정부가 이러한 민간 서비스를 직접 규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배달앱이 전국에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운영방식이나 지배구조의 차이가 있지만 낮은 수수료, 지역화폐와의 연계, 지역사업과의 연계 등 지역특성을 반영한 공공배달앱이 등장한 것이다.

2020년 3월 군산시는 ‘배달의명수’라는 공공배달앱을 처음 선보였다. 이어 전남 강진군의 ‘강진배달’, 경기도의 ‘배달특급’, 인천 서구의 ‘배달서구’, 인천 연수구의 ‘배달e음’, 서울시 ‘제로유니온’, 대구시 ‘대구로’, 충청북도의 ‘먹깨비’, 강원도 ‘일단시켜’, 부산 남구 ‘어디GO’, 전남 여수의 ‘씽씽여수’, 충북 제천 ‘배달모아’, 전북 남원시 ‘월매요’, 부산시 ‘동백통’ 등 20여개의 공공배달앱이 전국 지자체에서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의 운영사인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 이석훈 대표는 “플랫폼의 독점화가 사회갈등 요인의 하나로 주목되면서 이 갈등과 불균형, 불공정을 바로 잡아야 하는 정부의 역할도 더욱 커졌다”고 말한다. 특히 배달앱 분야는 지역에 한정된 음식점과 지역주민 사이의 시장으로, 지자체가 적극적이고 자주적으로 손을 댈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플랫폼의 독점폐해를 막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공공플랫폼을 실험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택시·숙박·부동산·법률…곳곳 갈등=플랫폼 독점과 사회갈등은 비단 배달앱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카카오의 택시 호출앱인 카카오T는 92%의 점유율로 시장을 독점하고 택시 가맹사업을 하면서 택시기사와 소비자로부터 받는 수수료 갈등과 택시기사의 배차 갈등을 일으켰다. 승차공유 플랫폼 타다, 우버 등의 서비스는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관련법 규제에 부딪혔다.

야놀자, 여기어때 등과 같은 숙박앱은 평균 12~15%의 수수료와 별도의 광고비를 숙박사업자로부터 받으며 원성을 사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플랫폼 업체의 부동산 중개서비스에 대해 공인중개사가 반발하고 있으며, 리걸테크 기업 로톡은 변호사와 의뢰인 연결 서비스로 대한변호사협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미 공룡 플랫폼이 된 카카오, 네이버, 쿠팡 뿐만 아니라 플랫폼은 온라인 쇼핑, 배달, 마트, 교통, 부동산, 모바일, 소셜미디어, 앱 스토어, 검색엔진, OTT서비스까지 일상의 모든 부분에서 생겨나고 있고, 이제 플랫폼이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렵게 됐다. 

플랫폼이 독점화 될수록 플랫폼-소비자, 플랫폼-플랫폼, 플랫폼-전통산업 사이에 갈등이 나타난다. 이미 덩치를 키운 플랫폼은 소비자와 플랫폼 이용자를 종속시켜 이용료, 수수료를 인상해도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디지털 생활SOC 관점에서 접근해야=그래서 전문가들은 공공플랫폼은 디지털 생활SOC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국에서 배달앱 뿐만 아니라 택시, 관광 등 공공플랫폼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이유다.

공공플랫폼은 플랫폼의 공공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지역경제 순환과 지역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다시말해 공공플랫폼이 민간플랫폼 시장을 침입하는 것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자로서 플랫폼 독점의 폐해를 막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택 서강대 교수는 “플랫폼에 참여하는 배달노동자, 소상공인들은 플랫폼 양극화의 가장 밑을 차지하는 사람들이면서도, 한국 경제를 이루는 가장 궁극적인 기반이 된다”며, “이 기반이 흔들리게 되면 사후적으로 회복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밖에 없는 디지털 생활SOC로서의 플랫폼에 공공의 역할을 더해 시민들과 소상공인은 더욱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하고, 배달라이더들은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공공플랫폼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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