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와 관련, 3월말 종료 원칙을 발표하자 추가연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미크론 재확산 여파를 고려할 때, 추가연장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이참에 거리두기와 대출 만기연장을 연동 운영하는 방안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 19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소상공인 부채 리스크 점검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유예 조치에 대해 “3월말에 종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종료시점까지의 코로나19 방역상황, 금융권 건전성 모니터링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소기업계에서는 만기연장·상환유예의 추가연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월 중순 323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지난 26일 발표했는데, 응답기업 중 87%가 추가연장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연장이 필요한 이유를 복수응답으로 물어봤더니, 역시나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매출감소’가 64.1%로 가장 많았다.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의 확산과 그에 따른 거리두기 완화의 중단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중기중앙회는 이에 따라 “소상공인·중소기업 부담이 점점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3월 종료 예정인 대출만기연장 조치를 추가 연장하고, 금리인상 속도 조절과 적극적인 금융지원 정책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금융당국이 귀기울여야 할 의견이다. 

금융위가 연 간담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신중론이 제기됐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추가연장을 희망한다고 했다. KDI 역시 추가연장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 연장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이고, 지원대상 제한 및 단계적 종료를 순차적으로 실행하는 방안이 검토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금융연구원은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우려를 표했지만, 상환시점 분산이나 이자유예의 우선 중단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의견들을 모아 금융위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급격한 일시상환 부담을 겪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하니, 합리적인 대안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큰 틀에서 보면, 만기연장·상환유예의 3월 종료보다 한시적으로나마 추가연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종료시점을 시장이 예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단은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연장하되, 오미크론의 여파가 줄어들고 거리두기 완화가 재개되는 시점에서 연착륙 방안을 순차적으로 시행하는 방식을 채택해 봄직하다. 거리두기와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연동하자고 한 주장은 연구기관이나 중소기업계에서 이미 나온 적 있는 의견인데, 금융당국이 진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단계적이고 순차적인 연착륙 방안은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금융이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