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노동력이 부족해지고 물류 병목현상이 나타나면서, 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에서 식량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유엔(UN)은 2050년 전 세계 인구가 약 100억명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전문가들은 세계가 식량부족 문제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식량 공급은 인류 생존의 문제다. 농업이 가진 자연적 한계를 IT 기술로 넘어서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됐다.

‘스마트 농업’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을 포함한 첨단 IT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추구한다. 농업의 생산, 가공, 유통, 소비 전반에 접목해 원격에서 자동으로 생산물의 생육환경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 농업이 부상하고 있는 지금, 주목받는 국내 기업들이 있다.

◇스마트팜 솔루션 ‘그린랩스’=최근 시리즈C 투자로 1700억원을 유치한 ‘그린랩스’는 IT 업계 창업자들이 뭉쳐 만든 스타트업이다. 데이팅 앱 ‘아만다’를 창업해 운영한 신상훈 대표와 소셜커머스 ‘쿠차’를 창업해 운영하던 안동현 대표, IT분야 코스피 상장사에서 최고경영자를 역임한 최성우 대표가 공동 창업자다. 농장경영에 필요한 데이터 농업 서비스 ‘팜모닝’과 ‘신선마켓’을 농가에 제공하고 있으며, 전년대비 4배 늘어난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한다.

‘그린랩스’의 스마트팜 솔루션 ‘팜모닝’은 농민이 농장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이다. 농장 신축을 원하는 농가 대상으로 토지 확보, 작물 선정, 하우스 설계 시공 등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 전국 도매시장 시세 정보와 시간대별 날씨 및 반기 날씨 분석보고서까지 열람할 수 있다. 그 외 병해충 정보와 농약 정보, 유통 시세, 판매 채널 등 생산 및 유통에 대한 정보를 망라하고 있다.

스마트 농업은 IT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추구한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 농업이 부상하고 있는 지금, 스마트 농업 기업들은 농민과 상생하는 기술이 먼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빅데이터 농업 플랫폼 ‘트릿지’=지난해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브라질에 가뭄과 냉해가 겹치면서 커피 생산량이 30% 급감했다. 원두가격이 2배 이상 치솟자 전 세계 유통업체 및 식품업체는 모자란 커피 원두를 구하기 위해 국내의 한 회사를 찾았다. 서울대 공과대학 출신 신호식 대표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트릿지’다.

자체적으로 수집한 농산물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거래처를 알선하는 역할을 하는데, 식품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농산물에 대한 모든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수집된 농산물 품목만 총 15만 종에 이르며, 현재 월마트·카르푸·네슬레와 같은 세계적 기업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작년에는 국내에서 생산된 샤인머스켓 100t을 중국으로 수출해, 우리나라 농산물이 글로벌 공급망에 유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스마트팜으로 이룬 ESG 경영 ‘성우농장’=스마트 기술은 농업뿐만 아니라 축산업에도 적용된다. 충남 홍성군 결성면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성우농장은 전직 금융펀드매니저였던 이도헌 대표가 운영하는 곳으로, 약 8000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첨단 IT를 접목한 양돈 기술로 분뇨로 인한 악취, 수질오염을 줄이고 있다. 클라우드 서버를 갖춘 스마트팜을 활용해 생산성과 동물복지를 동시에 챙긴다.

돼지들의 분뇨를 모아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만들어 메탄가스를 자원화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폐열을 마을 기업이 온실 사업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기부하고 있다. 농장 이익에서 나아가, 마을 주민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메탄가스로 인한 환경오염을 축소하고 있어, 상생의 ESG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스마트 농업…사람을 위한 기술=스마트 농업은 환경변화에 대한 예측과 대응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창출한다. 온난화로 급변하는 날씨 상황에 최대한 영향을 덜 받고 생산할 수 있으며, 자연재해에 대한 피해를 미리 대비해 축소할 수 있다. 생산시기와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어 유통대란도 피할 수 있다.

정부는 스마트 농업 지원을 확대하고, 기업은 정부 지원정책에 기반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농민들은 높은 설치비·운영유지비로 투자 및 경영 지속 여부를 확신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스마트 농업은 결국 농민과 소비자를 위한 기술이다. 정부는 농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필요한 정책을 세워야 하고, 스마트 농업 기업들은 농민과 상생하는 기술이 먼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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