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중소기업과의 수·위탁거래 관계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자료를 제공받을 때 비밀유지계약을 의무적으로 체결해야한다. 또 기술탈취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은 피해액의 3배까지 배상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의 기술보호를 위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8일 밝혔다. 오는 1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수·위탁거래 관계에서 기술자료 제공 시 비밀유지계약 체결을 의무화했다. 공정한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도록 기술자료를 보유할 임직원의 명단,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기술자료의 사용기간 등을 기재하도록 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대기업은 500만원, 중소기업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수·위탁거래 관계에서 발생한 기술탈취 행위에 대해서도 피해액의 3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이 신설됐다. 위탁기업이 고의적으로 기술자료를 유용하는 행위를 방지하고 피해기업에 대해 합리적인 보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수탁기업의 기술침해 입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위탁기업이 자기의 구체적 행위에 대한 증거자료 등을 제시하도록 했다. 중기부의 2020년 중소기업 기술보호 수준 실태조사에 따르면, 피해기업이 기술자료 유출·탈취 이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이유는 증거 등 입증자료 부족이 50.0%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시간과 법적 비용 부담이 38.9%로 뒤를 이었다.

아울러 기술자료 유용행위에 대한 행정조사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조사거부에 대한 과태료 부과금액을 상향했다. 1회 1000만원, 2회 2500만원, 3회 이상 5000만원으로 거부횟수에 따라 부과금액이 증액되도록 규정했다. 

중기부 원영준 기술혁신정책관은 “비밀유지계약 의무화, 수탁기업의 입증부담 완화 등을 도입하는 이번 상생협력법 시행을 계기로, 중소기업 기술침해 가능성이 사전에 차단되고 소송절차에서도 중소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기이코노미 김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