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의 여파 중 가장 뼈아픈 분야로 청년 구직난이 손꼽힌다. 청년실업이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취업 문이 지나치게 좁아졌고 취업경쟁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스트레스가 더욱 커진 것이다. 향후 경제활력을 결정지을 수 있는 사안이어서 시급한 대응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에 허덕이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조적인 원인에 기인한 문제이므로, 특단의 대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지난해 12월 사람인이 중소기업 57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채용을 진행한 516개사 중 63.4%가 ‘계획한 인원을 채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채용한 인원은 애초 계획했던 인원의 평균 39.3%로, 목표 인원의 절반도 채 뽑지 못했다. 

채용에 실패한 중소기업의 사연도 제각각이다. 적합한 인재가 없다는 응답부터, 지원자 모수가 적거나 입사한 직원이 조기 퇴사한 경우, 합격자가 입사를 포기한 경우, 서류합격자가 면접 등에 참여하지 않은 경우 등 사례가 다양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이라면 같은 처지일 것이다. 

청년들이 구직난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과 함께 하지 않는 이유는 익히 알려져 있다. 기업들 스스로 채용과정부터 직장내 문화까지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구조적 원인도 크다.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의 60%에 미치지 못한다거나, 복지비용 비중은 대기업의 40%에도 못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청년들은 현실에서 느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중소기업 10대 추진과제 중 하나로 인력 문제를 꼽은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지금까지의 시책들 중에 상당한 성과가 보이는 정책들도 적지 않다. 일자리 안정자금의 한시적 연장이나 청년내일채움공제의 지원은 올바른 방향이다. 30인 이하 중소기업을 위한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을 도입한다는 방침도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꼭 필요한 정책들임에도, 큰 흐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한 추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청년들이 힘들어하는 주거문제와 연관된 정책들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 취업청년 전세자금 대출을 연장한 것은 방향이 옳지만 미흡한 선택이다. 당초 2021년 말로 종료 예정이었으나 2023년 12월까지로 기간을 늘렸는데, 중소기업 청년 지원의 확대 차원에서 아예 정례화시킬 필요가 있다. 한도와 자격도 보다 확대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제한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힘들지라도,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청년이라면 누구나 고려해볼 수 있을 정도로 문턱을 낮춰야 큰 흐름에 변화를 줄 수 있을 터다. 

일정 연차 이상 근속 시 전세자금 대출 이자를 감면하는 방식으로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방안도 요긴한 대응이 될 수 있다. 빠른 이직은 모든 중소기업들의 고민거리이고, 청년들에게 “라떼는 말이야”라며 애사심을 고취하는 훈시를 해봐야 별 소용이 없다. 청년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해나갈 밑거름이 필요하다. 장기근속을 하는 편이 주거안정에 도움이 되도록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과 청년들이 함께 성장해나갈 때 경제에 활력이 커진다. 코로나19 위기가 2년 넘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는 시점에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시급하게 시행할 것을 기대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