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넷플릭스, KT, LG 유플러스, 콘텐츠웨이브 등이 소비자의 멤버십 계약해지, VOD 결제취소 등 청약철회를 방해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를 속인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5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제공(OTT) 사업자들에게 시정명령과 과태료 195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소비자는 온라인동영상과 같은 디지털콘텐츠를 구매하고 이를 시청하지 않은 경우 구매한 날로부터 7일 이내에는 언제든지 그 구매를 취소(청약철회)하고, 구매금액을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사업자들은 이처럼 법에서 보장되는 수준보다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각자의 청약철회 조건을 정했고, 그 불리한 조건을 서비스 판매화면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안내했다. 

우선, 구글과 넷플릭스는 각각 유튜브 프리미엄과 넷플릭스 구독 서비스를 판매하면서, “일단 계약체결 이후에는 청약철회가 불가능하고, 다음 달 서비스에 대한 계약해지만 가능하다”고 알렸다. 

KT는 올레tv모바일 동영상 이용권을 판매하면서 구매일로부터 6일 이내, 콘텐츠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만 환불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LG 유플러스는 유플러스모바일티비에서 단건형 상품을 판매하면서 멤버십 포인트 사용시 결제취소가 불가하다고 안내했고, 구독형 상품에 대해 가입 첫 달은 해지가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콘텐츠웨이브는 웨이브에서 구독 서비스를 판매하면서 모든 상품은 선불결제 상품이므로 결제 취소 및 환불이 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행위가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려 소비자의 청약철회를 방해한 행위”에 해당해 전자상거래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사업자들이 이처럼 소비자의 청약철회 권리에 관한 사항들을 사실과 다르게 알림에 따라, 법정 기간 내에 정당하게 멤버십 계약해지나 VOD 결제취소 등을 할 수 있었던 소비자들은 그런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온라인 청약철회 불가능…전상법 위반= KT, LG 유플러스, 콘텐츠웨이브는 멤버십 가입과 같은 계약체결은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게 하면서, 계약의 해지·해제·변경 등은 온라인으로 할 수 없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전자상거래를 하는 사업자는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회원가입, 계약의 청약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에는 회원탈퇴, 청약철회, 계약의 해지·해제·변경도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KT는 올레tv모바일의 온라인 동영상 이용권을 판매하는 화면에서 “청약철회 행사방법: 1:1문의 및 고객센터”라고 표시한 후 1:1 문의 게시판을 통해 청약철회 의사를 밝힌 소비자에게 “고객센터로 전화연락을 하도록” 안내했다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모바일티비와 유플러스고객센터를 통해 온라인 동영상 이용권을 판매하면서 고객센터에 직접 전화 연락을 해야만 청약철회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콘텐츠웨이브는 옥수수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동영상 이용권을 판매하면서 청약철회를 원하는 경우 고객센터로 신청하도록 안내했다. 

공정위는 “사업자들의 이러한 행위로 계약을 해지하려는 소비자는 고객센터로 전화연락을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었다”며, 전자상거래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구글과 넷플릭스는 청약철회의 기한·방법·효과 등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아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5개 사업자 모두 사업자의 신원에 관한 정보 제공의무도 위반했다. 

공정위는 이번 결정으로 “소비자들은 온라인동영상 서비스 멤버십 계약해지, VOD콘텐츠 결제취소 등을 할 때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보장되는 청약철회권을 최대한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소비자들은 멤버십 가입·탈퇴 후 그 멤버십에 다시 가입한 경우에도 이러한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조치는 1월말 ICT전담팀을 확대 개편해 출범한 디지털시장 대응팀 차원에서 점검·관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