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85% 가량을 차지하는 아이스크림 제조사들이 가격과 판촉대상 축소 등을 담합한 사실이 드러났다. 담합은 4년간 이어졌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2016년 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아이스크림 판매․납품 가격과 아이스크림 소매점 거래처 분할 등을 담합한 5개 아이스크림 제조․판매사업자와 3개 유통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1350억45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 중 주식회사 빙그레, 롯데푸드 주식회사 등 2개사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거래법이 금지한 가격담합, 거래상대방 제한, 입찰담합 등의 행위를 저질렀다고 본 것이다. 

담합에 연루된 8개사는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푸드, 빙그레, 해태제과식품 등의 제조사와 삼정물류, 태정유통, 한미유통 등의 유통사다. 제조사들은 아이스크림 시장점유율 85% 가량을 차지하는 사업자들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제과, 롯데푸드, 빙그레, 해태제과식품 등 4개 제조사들은 2016년 2월 영업 전반에 대해 서로 협력하자는 기본합의를 했다. 이후 경쟁사 소매점 침탈 금지 합의, 소매점·대리점 대상 지원율 상한 제한 합의, 편의점·SSM·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대상 납품가격·판매가격 인상 합의 등 영업 전반으로 담합을 확대했다. 

담합 결과 4개 제조사들이 경쟁사의 소매점 거래처를 뺏은 사례가 줄어들었고, 제조사들 간 납품가격 경쟁도 제한됐다. 

이와 별개로 부산지역에서 4개 제조사들과 부산 소재 삼정물류, 태정유통, 한미유통 등 3개 유통사들 간에 경쟁사 소매점 침탈 금지 담합이 실행됐다. 

2017년 초에는 4개 제조사들이 지원율 상한을 소매점에 대해서는 76%, 대리점에 대해서는 80%로 제한하기로 담합했다. 같은해 8월경에는 편의점의 마진율을 45% 이하로 낮추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납품가격을 인상하기로 담합하기도 했다. 

할인·덤증정(2+1) 등 판촉행사 대상 아이스크림 품목 수를 3~5개로 축소하는 담합을 실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개별 제품의 판매가격 인상 담합도 있었다. 가격인상은 탱크보이 등 튜브류와 구구크러스터 등 홈류 제품, 월드콘 등 콘류 제품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2019년 8월 경에는 대형마트 등에서 모든 유형의 아이스크림 제품의 판매가격을 최대 20% 일괄 인상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과거 2007년 가격담합 제재에도 불구하고 재차 발생한 담합에 대해 거액의 과징금 부과 및 검찰고발조치 함으로써 향후 아이스크림 판매시장에서 경쟁질서가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시 공정위는 4개 제조사들 간에 2005년경 발생한 콘류제품에 대한 가격 담합을 적발하고 과징금 총 45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