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독점화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영향력이 큰 플랫폼이 이용사업자를 제한하면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거나, 플랫폼 정보 제공시스템에 의한 소비자 피해 그리고 개인데이터의 과잉수집과 오남용 등의 부작용이 우려됨에 따라 합리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성숙 계명대학교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한국소비자학회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17일 개최한 ‘온라인 플랫폼의 발전과 소비자보호 세미나’에서 발제를 통해 “네트워크 외부효과, 규모의 경제 등으로 소수 온라인 플랫폼의 시장 점유율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모든 시장 및 산업 영역에서 플랫폼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소비자의 행태가 변화되고 정보사회에서 상품과 용역의 융·복합이 진행돼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에 익숙해진 소비자는 과거로의 회귀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영향력과 독점화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소비자 선택 습관형 변화…자연독점 초래=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특정 플랫폼에 한번 적응한 후 높은 충성도를 나타낸다. 플랫폼 선택이 전부라는 착각을 하게 되고 익숙한 방법으로 쇼핑을 하게 된다. 즉 소비선택 행동이 심사숙고형에서 습관형으로 전환되고, 결국 소비자는 제품의 최종 공급자를 선택하기 보다는 신뢰할 만한 플랫폼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플랫폼의 장기적 독점으로 인한 폐해를 만들 수 있다. 영향력이 큰 플랫폼은 이용 사업자를 제한할 수 있고 이에따라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는 선택권이 제한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플랫폼 경제와 소비자 사이의 불공정거래 이슈도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다. 구글이 외부 결제시스템을 허용하지 않고 게임 외 콘텐츠 구매에도 인앱결제를 적용하면서, 사실상 수수료가 인상되고 소비자 가격이 인상되는 논란이 있었다. PB상품 등 플랫폼이 인프라와 제품·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면서 소비자에게 자사제품을 우선적으로 추천하는 네이버의 검색 알고리즘 조작, 쿠팡의 아이템 위너 등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했다. 미국에서는 우버의 가격조정 알고리즘이 묵시적 담합을 조장했다는 것에 대해 미국 뉴욕연방지방법원이 우버의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한 활동 증가로 이용자의 데이터 수집과 활용이 증가하면서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도 증가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소비자피해구제 신청 사건 6만9452건 중 주요 9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관련한 분쟁은 15.8%에 이른다.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피해 가운데 입증자료가 미흡하거나 판매자 신원정보 등이 불명확해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40.8%에 달해, 다른 분야의 피해구제 합의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규제 마련해야=현재 플랫폼 규제는 데이터보호정책,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 소비자보호정책, 반독점법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주로 플랫폼 독점에 대한 규제 트렌드가 강하다. 플랫폼과 입점업체 사이의 불공정 뿐만 아니라 소비자 후생과 피해 최소화를 위한 규제가 필요한 것이다.

플랫폼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높여주고 융합·복합적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소비자거래에서의 정보비대칭성을 해소하며 소비자 후생을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소비자 거래에서 동등하게 소비자 보호가 되지 않는 영역이 존재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소비자 피해보상 등에 대한 책임소재는 거래시스템을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보호장치 마련 등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시스템에 따라 생성된 상품 정보의 왜곡 가능성도 지적했다. 검색엔진, 후기정보의 왜곡, 추천순위, 맞춤광고 등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가 제공한 정보 이외에 플랫폼 시스템에 의해 생성된 정보가 왜곡될 경우 소비자 불만과 피해가 발행할 수 있다. 따라서 제품의 서비스에 대한 왜곡된 정보가 플랫폼 자체 시스템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정보의 투명성과 진실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수집되는 소비자 개인데이터의 과잉수집과 오남용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해야한다. 온라인 플랫폼 생리상 회원확보가 최대 목표다. 이는 회원의 수와 정보가 큰 자산화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거래 추천(맞춤광고)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김 교수는 소비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나 데이터 이용권 등이 얼마나 소비자 후생에 기여할 것인가 또한 향후 검토돼야 할 과제다.

김 교수는 토종 플랫폼이 주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온라인 플랫폼 생태계에 적합한 소비자보호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또, 소비자 기본법 등 기존 규제들이 플랫폼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예외적인 경우가 존재할 경우 이에 대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할 필요도 있다. 이와함께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소비자보호가 플랫폼 신뢰에 기여하므로 궁극적으로 플랫폼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전제돼야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도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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