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더블딥 우려를 강조한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은 원-달러 환율이 5년 9개월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1010원대를 기록한 지난 9일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사진=뉴시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2014년 하반기 한국 경제의 하방위험’ 제하의 보고서를 내고,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 확대를 우려했다. 지표경기의 완만한 회복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와 체감물가, 체감고용, 체감 계층인식이 악화되면서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체감경기 악화는 소비심리 약화로 이어져 ‘내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높이고, 정부의 정책수단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외화내빈’ 고용도 문제로 지적됐다. 신규취업자가 크게 늘었으나 저부가가치 업종 및 50대 이상 고령층이 주도하고 있어 질적으로는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며, 사회보험 등의 근로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는 등 고용의 질이 악화되면서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 회복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2014년 하반기에 국내 경기는 수출 및 설비투자의 완만한 개선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 및 건설투자는 회복세가 미약할 것으로 봤다. 특히 민간소비는 세월호 충격 완화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14년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6%로 하향조정했다. 통계개편 효과를 제거할 경우 0.4%p 낮춘 것이다.

보고서는 내·외수 동반침체로 인한 더블딥 발생 가능성에 대한 주의를 환기했다. 내·외수 경기의 동반 부진으로 회복세가 일시적으로 정체되는 현재의 소프트패치(soft patch) 양상이 다시 침체국면으로 돌아가는 더블딥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촉발할 수 있는 하방위험 요인으로 앞서 전한 지표-체감경기의 괴리, 고용의 질적 후퇴와 함께 환율, 차이나 리스크, 국제 원자재가 리스크 등을 들었다.

먼저 보고서는 하반기 원/달러 환율과 원/100엔 환율이 모두 1,000원 이하로 하락하면서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내수 부진에 수출악화가 겹치는 동반침체 가능성도 제기했다.

중국의 내·외수 경기가 함께 악화되는 가운데, 그림자금융 규제, 과잉산업 투자 억제 등의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경기 둔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경제에 차이나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 원자재가격이 이라크 내전,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등의 정치적 문제와 엘니뇨 등의 문제로 상승반전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원유 수입가 상승, 투자 부진, 이에 가세될 해외 경기 부진 및 수출 둔화 등의 리스크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더블딥 발생을 차단하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 줄 것을 제안했다. 재정을 조기에 풀어 기존 정책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완화적 통화정책은 물론 필요시 금리인하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율에 대한 미세조정, 부동산 활성화 등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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