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인 A는 부친의 지인 B로부터 서울 소재 아파트를 약 11억원에 거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금지급 없이 B의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소유권을 이전 받았다. 이 과정에서 A의 개입 없이 채무인수 등 모든 조건을 부친이 합의했고, A는 인수받은 채무의 상환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국토교통부는 명의신탁이 의심된다며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고가의 주택을 거래하면서 법인 명의신탁, 편법증여, 업·다운계약 등 위법행위로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2일 국토교통부는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신고된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거래 7만6107건 중 자금조달계획, 거래가격, 매수인 등을 종합검토 해 이상거래 7780건을 선별했고, 그 중 3787건을 위법의심거래로 적발해 관련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거래유형과 관계기관별로 보면, 편법증여와 법인자금유용 등이 2670건으로 국세청에 통보한 건수가 가장 많았다. 계약일 거짓신고나 업·다운계약 등으로 관할지자체에 통보한 건은 1339건 이었다. 대출용도 외 유용 등으로 금융위원회와 행정안전부에 58건을 통보했고, 법인 명의신탁과 불법전매 등으로 경찰청에 6건을 통보했다.

편법증여 의심거래의 경우, 전체 연령대 중 30대가 1269건으로 가장 많았고 10억원 이상의 거래도 24건 적발됐다. 미성년자의 경우 5세 어린이가 조부모로부터 5억원을, 17세 청소년이 부모로부터 14억원을 편법증여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발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서초 등 초고가주택 밀집 지역에서 위법 의심거래가 가장 많이 적발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울 강남이 361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서울 서초 313건, 서울 상동 222건, 경기 분당 209건, 서울 송파 205건 순이었다. 해당지역들은 단순 위법의심거래 건수뿐이 아닌, 전체 주택거래량과 비교해 위법의심거래 비율도 최상위인 것으로 파악됐다.

상시조사를 통해 적발한 위법의심거래는 경찰청·국세청·금융위원회·관할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해 범죄 수사, 탈세·대출 분석, 과태료 처분 등의 후속조치가 이뤄지게 된다.

국토교통부 김수상 주택토지실장은 “부동산 시장의 거래질서를 훼손하는 일부 투기세력의 시장교란행위를 적극 적발해,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질서를 확립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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