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엠트론이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해 단독 명의의 특허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LS엠트론과 쿠퍼스탠다드오토모티브앤인더스트리얼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3억86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쿠퍼스탠다드는 LS엠트론이 이번 사건과 관련된 자동차용 호스부품 제조·판매사업을 2018년 8월 물적분할해 신설한 회사다. 물적분할 전 LS엠트론의 행위에 대해, 해당 사업부문을 승계한 쿠퍼스탠다드에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LS엠트론은 수급사업자로부터 금형 제조방법에 관한 기술자료를 제공받은 후, 그 제조방법에 대해 수급사업자와의 협의 없이 자신 단독명의로 특허를 출원·등록하는 데 유용했다. 

이에 앞서 LS엠트론은 완성차업체로부터 자동차엔진 부품인 터보차저호스 제조를 위탁받았다. 이후, 금형 제조업체인 수급사업자에게 터보차저호스 생산에 필요한 금형의 제조를 위탁한 것이다. 

이후 부품의 일부인 고무호스 금형 관련 특허를 2012년 1월 단독으로 출원했다. 이 특허는 LS엠트론이 금속가공법에 관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결과라고 공정위는 결론 내렸다. 

LS엠트론은 해당 특허가 터보차저호스 제조방법에 관해 자신과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한 독일 소재 V사의 기술이기 때문에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V사가 특허의 금형 제조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금형을 제작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금형 및 설계도면이 단 한 건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V사와 수급사업자가 LS엠트론에 각각 납품한 동일 모델의 금형 실물 및 도면 비교 등으로 볼 때, V사가 특허의 제조방법에 따라 금형을 제조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며,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로 판단한 이유를 들었다.

공정위는 또, LS엠트론이 수급사업자에게 총 2건의 금형 설계도면을 정당한 사유 없이 요구해 제공받은 사실 역시 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LS엠트론이 금형 제조방법에 관한 연구노트를 요구하면서 법정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점도 위법으로 인정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대기업이 하도급거래 과정에서 수급사업자의 금형 제조방법에 관한 기술자료를 제공받은 후, 그 제조방법에 대해 수급사업자와 협의 없이 자신 단독명의로 특허 출원·등록하는 데 유용한 행위를 제재한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에 있어 힘의 불균형이 작동하는 하도급 관계에서 일부 대기업의 불공정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