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닭 시장 70% 이상을 점유한 16개 사업자가 12년 동안 45차례에 걸쳐 치킨에 사용되는 닭의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드러났다.

16일 공정위는 2005년 1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육계 신선육의 판매가격·생산량·출고량과 도축 이전 생닭의 구매량을 담합한 16개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약 1758억원2300만원을 부과했다. 이는 육계 사업자들의 한 해 매출 약 3조원의 5.5%에 해당한다. 특히 공정위는 이중 올품, 한강식품, 동우팜투테이블, 마니커, 체리부로 등 5개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적발된 하림 등 16개사는 국내 냉장닭 시장 점유율 77%(2020년 기준)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육계는 치킨, 닭볶음탕 등 각종 요리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닭고기로 냉장 상태로 판매된다.

이들은 직접적인 판매 가격 인상뿐만 아니라 우회적인 가격 상승을 위한 달걀·병아리 폐기·감축에도 합의하는 등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가격 담합의 배경에는 이들 업체들이 구성사업자로 가입돼 있는 사단법인 한국육계협회(육계협회) 내 대표이사급 회합인 통합경영분과위원회(통분위)가 있었다. 

이들은 담합기간 동안 총 60차례에 걸쳐 통분위 등 회합을 열어 육계 신선육 판매가격·생산량·출고량 등을 합의하고, 상호 합의 이행 여부를 점검·독려하거나 담합으로 육계 신선육 판매가격 인상 효과가 나타났는지 분석·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공정위는 육계협회의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사건에 대해서는 별도로 심의하기로 했다.

나아가 공정위는 “지난 2006년 육계 신선육 가격·출고량 담합을 적발해 시정조치했음에도 재차 담합이 발생했는 바, 이번에 거액의 과징금 부과 및 고발 조치 등 엄중 제재함으로써 향후 시장에서 경쟁질서가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정조치에도 불구하고 재차 발생한 담합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도 높게 제재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신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