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3주째 접어들었다. 우크라이나 영토는 초토화됐고, 많은 시민이 무고한 희생을 당했다. 수백만 명이 피란을 떠났고, 난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인스타그램 ‘우크라이나와 함께(@withukraine)’ 계정에 게시글이 하나 올라왔다. 아일랜드에 사는 8세 소녀의 편지와 10센트짜리 유로화 동전 사진. 손편지에는 “전쟁이 벌어져서 너무 안타까워요”, “당신들이 꼭 살아남기를 바라요”와 같은 소녀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있다. 한화로 약 135원가량의 유로화가 전 세계인들의 가슴을 울렸다.

◇우크라이나 향한 각계각층 기부 행렬=우크라이나를 향한 각계각층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기업 삼성전자는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약 73억원을 기부하고, 동시에 인도적 차원의 구호물품 지원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은 SV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어린이 구호를 위해 성금 1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수도에 무역법인을 두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도 난민 지원을 위해 긴급구호 성금을 내놓았다.

할리우드 스타 라이언 레이놀즈, 블레이크 라이블리 부부는 우크라이나에 100만 달러, 약 12억원 기부를 약속했다. 국내 배우 이영애와 한지민도 1억원을 기부했다. 양동근, 김은희·장항준 부부 등 국내외 문화예술계 유명인사들도 연이어 기부금을 쾌척했다.

좋아하는 연예인 이름으로 기부를 하는 시민들도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지민의 팬 모임인 ‘지민 유나이티드(JIMIN UNITED)’는 ‘박지민’의 이름으로 유엔난민기구와 유니세프캐나다에 기부했다. 임영웅 팬클럽 임히어로서포터즈 역시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기 위해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노쇼, 펀딩, 암호화폐, 게임…다양=기부의 형태도 다양하다. 배우 임시완은 지난 4일, ‘에어비앤비’ 앱으로 우크라이나 4인용 숙소를 1달간 예약했다. 그리고 호스트에게 ‘방금 1달 동안 당신의 호텔을 예약했다. 당연히 방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예약금을 내고도 연락 없이 예약장소에 나타나지 않아 업주에게 손해를 끼치는 ‘노쇼’ 행위였지만, 이는 사실 방문객이 끊겨 생계가 어려워진 호스트를 위한 기부였다. 우크라이나에 방문할 계획이 없는 전 세계 에어비앤비 이용자들의 ‘착한 노쇼’가 이어지자, 에어비앤비 측은 우크라이나 숙소에 예약하는 고객들과 집주인에게 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광주에서 열린 전쟁반대 세계평화기원 퍼포먼스.<사진=뉴시스>

현금뿐 아니라 암호화폐로 기부하는 이들도 있다. 은행 해외송금보다 빠르고 투명한 거래가 가능하다는 특징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우크라이나에 비트코인 등을 전송하고, SNS에 ‘기부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암호화폐 기부 웹사이트를 출시했다.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 FTX 및 암호화폐 스테이킹 플랫폼 에버스테이크의 도움을 받아, 공식 암호화폐 기부 웹사이트 ‘Aid For UIkraine’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에버스테이크 측은 모금된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환전해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구매라는 형태로 기부에 동참한 이들도 있다. 폴란드 게임 개발사 11비트 스튜디오는 최근 자사 게임 ‘디스 워 오브 마인(This War of Mine)’의 판매 수익 전액을 우크라이나 적십자사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이에 시민들은 2만원가량의 게임을 구매하며, 기부에 동참했다.

굿네이버스, 월드비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등 국내 구호단체들도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긴급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가짜뉴스와 출처 없는 기부처 주의=우크라이나를 향한 온정이 모이는 가운데, 가짜뉴스와 출처 없는 기부처가 말썽을 부리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우크라이나에 1000만 달러, 약 123억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각국 매체를 통해 흘러나왔으나 이는 가짜뉴스로 밝혀졌다. 일부 매체가 우크라이나 소식통을 인용해 내용을 보도하고, 각국 언론사들이 받아쓰면서 오보가 확산했다. 지난 12일 CNN은 디카프리오 측을 통해 보도된 사실과 다르다고 확인했다. 인도적 지원 목적으로 유엔난민기구, 국제구호기금 등에 기부했으나 그 금액이 1000만 달러는 아니며 우크라이나 정부나 군에 기부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신뢰성 없는 기부금 후원 웹사이트 주소가 공유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웹사이트 링크를 경계해야 한다. 현재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공식 인스타그램 및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국군에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직접 안내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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