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호반건설의 동일인 김상열 회장이 2017년부터 2020년 사이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친족이 보유한 13개사와 사위 등 친족 2명을 누락한 행위를 적발해 고발 조치했다고 17일 밝혔다. 

호반건설은 자산 10조원이 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공정거래법에 따라 그룹 총수(동일인)은 계열회사 현황과 친족현황 등 지정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공정위는 “동일인(김상열 회장)의 법 위반행위에 대한 인식가능성과 중대성이 모두 상당하고, 자료 은폐 시도 등을 종합 고려할 때 ‘기업집단 관련 신고 및 자료제출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고발지침’상 고발기준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회장이)적극적으로 지정자료를 검토해야 할 위치에 있는 자임에도 불구하고 2017~2020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지정자료를 허위로 제출했다는 점에서 법 위반에 대한 인식가능성이 상당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신고가 누락된 삼인기업은 계열회사 직원들도 친족회사로 인지해왔던 회사였다. 호반건설은 3년간 우수협력업체 표창을 받은 기존 거래업체를 사전 설명 없이 친족이 소유한 삼인기업으로 변경하고 물량을 몰아줬다. 

협력업체 등록을 위한 신용등급 등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거래를 개시할 목적으로, 계열회사가 아닌 것으로 보이기 위해 친족 보유 지분을 타인에게 양도한 후 2020년 7월부터 호반건설 등과 거래를 개시했다. 

자본금 500만원 규모였던 삼인기업은 호반건설 등과의 거래 6개월만에 연 매출 20억원을 달성했다. 이후 2021년 공정위가 조사에 들어가자, 호반건설은 같은 해 8월 삼인기업을 청산했다. 

공정위는 또, 세기상사와 영암마트운남점, 열린개발의 경우 사위·매제 등 매우 가까운 친족이 지배하는 회사들이지만 지정자료를 누락했다며, “특히, 세기상사는 동일인의 사위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로서 계열편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수차례 보고 받고도 지정자료 제출 시 누락했다”고 강조했다. 

청연인베스트먼트 등 9개사는 김상열 회장 동서의 사위가 지배하는 회사들로, 지분율만으로도 계열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회사들이었다.

공정위는 “친족 보유 회사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편입되지 않음으로써 공시의무를 적용받지 않게 됐고, 특히 삼인기업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서 제외된 상태에서 내부거래를 행해오는 등 규제 면탈 결과를 초래해 중대성도 상당했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