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피해기업 금융지원이 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을 대상으로 한 수출입기업에 제공하는 긴급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22일 기준으로 신규대출 1178억원, 만기연장 308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24일 시작된 전쟁이 한달을 넘어 장기화 국면으로 가면서, 금융지원을 신청하는 기업들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체감하고 있는 피해는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입 중소기업 313개사를 대상으로 3월 중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수출입 애로를 겪고 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70.3%에 달했다. 

이중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32.3%였고, 67.7%는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직접 영향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 겪는 어려운 점(복수응답)으로는 물류 운송 차질(64.8%)이 가장 많았다. 또 ▲대금 결제 중단·지연(50.7%) ▲수출통제에 따른 수출 차질(38.0%)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의 금융지원 프로그램 신청이 증가세를 보이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간접 영향을 받고 있는 기업들의 어려운 점(복수응답)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73.2%)가 가장 많았다. 이어서 ▲원부자재 수급 차질(56.4%), ▲원-달러 환율 급등(54.4%)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태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책(복수응답)으로는 ▲원자재 비축물량 확보(35.1%)와 ▲납품단가 인상(35.1%)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대응 방안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도 31.6%에 달해, 추가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비·결제 등 지원 다각화=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물류비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먼저, 57개 비전략물자 품목·기술의 러시아·벨라루스 수출통제가 26일자로 시행됨에 따라, 비전략물자 품목을 안내하는 등 정보 제공에 나섰다. 

자금 지원의 경우 금융프로그램 이외에 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 관세 납기연장·분할납부와 당일 환급 등을 통한 유동성 지원, 신속통관 조치 등을 시행 중이다. 

물류비의 경우 2월22일 이후 발생한 반송물류비·지체료 등을 수출 물류바우처 지원범위에 포함해 손해를 보전하고, 미국·유럽 등 대체국가로 수출시 운송에 차질이 없도록 중소기업 전용 선복배정 지원기간을 물류난 해소 시점까지로 연장했다. 물류비는 해상·항공운임 등 을 지출한 중소기업에 자부담 30%를 조건으로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수출다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통·번역과 전시회 등 13가지 서비스를 지원하는 수출바우처 사업 선정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영향을 받은 기업을 우대하고, 피해기업 대상전담 무역전문가를 배정해 해외바이어 연계와 구매알선을 지원한다. 

이외 온라인 수출 지원 등 각종 지원사업 선정시 피해기업에 가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 수출 비중이 높은 300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방중기청, 중진공, 기보를 전담기관으로 매칭해 정보제공, 지원사업 안내, 애로 접수 등 밀착관리를 추진한다. 

결제·송금 문제에 대한 대책도 추진 중이다. 무역거래에서는 미국의 대러 경제제재에서 예외적으로 거래가 허용되는 에너지·농수산물·의료 분야에 대한 세부품목 리스트 작성을 4월 중 기업과 금융기관에 배포해, 결제와 송금을 지원한다. 러시아 교민과 유학생들을 위한 신속해외송금제도는 21일부터 주러 5개 공관에서 확대 운영하고 있다. 

공급망의 경우, 기재부는 “유가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나 예정된 에너지 도입은 차질없이 진행중인 가운데, 핵심 소재 등 주요 원자재 품목 수급도 아직까지는 특이사항 없으나 지속 예의주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정세불안 및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 등 관련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파급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각별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면밀한 모니터링 및 적기 대응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며, “사태 진행상황 관련 신속·충분한 정보를 국민과 기업에 제공하는 한편, 기 마련된 지원제도를 속도감 있게 집행하면서 현장에서 추가적으로 제기하는 애로를 감안해 지원제도도 지속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