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담합불패’가 틀린 말이 아니다. 6개 건설사가 김포한강신도시와 남양주별내의 크린센터 시설공사 입찰을 놓고 담합을 했다가 적발됐는데, 이들 공사에서는 업체들이 담합한 내용 그대로 낙찰자와 탈락자가 정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토지공사가 2009년 5월 발주한 김포한강신도시와 남양주별내 크린센터 시설공사에서 GS건설, 코오롱글로벌을 비롯한 6개 업체가 낙찰자와 들러리를 정해 담합한 사실을 확인하고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105억9300만원을 부과한다고 23일 발표했다. GS건설, 코오롱글로벌, 동부건설, 대우건설,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 한라산업개발 등 이들 6개 건설사 법인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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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에 따르면 GS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은 경쟁 없이 각각 공사를 낙찰받기 위해 잠재적 경쟁자인 대우건설과 기술선 3개 업체와 함께 모여 각 공사의 낙찰 컨소시엄과 들러리 컨소시엄을 합의했다. 동부건설,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은 GS건설의, 한라산업개발은 코오롱글로벌의 기술선 역할이었다.

6개사는 2009년 4월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 모여 GS건설, 동부건설,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이상 GS건설 컨소시엄)은 김포한강신도시 공사를 낙찰받고 코오롱글로벌, 대우건설, 한라산업개발(이상 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이 남양주별내 공사를 낙찰받기로 하고, 낙찰받지 않기로 한 공사에는 참여하지 않거나 들러리를 서 줄 것을 합의했다.

이에 따라 GS건설 측 공동수급체인 동부건설과 효성에바라는 코오롱글로벌의 들러리로, 코오롱글로벌 측 수급자인 코오롱글로벌과 공동수급체 한라산업개발은 GS건설의 들러리로 교차해 자리를 채웠다. 이 과정에서 GS건설은 들러리사인 한라산업개발에 투찰가격을 투찰률 95%에 가깝게 정해 입찰에 형식적으로 참가할 것을 요청했고, 코오롱글로벌 역시 동부건설에 투찰가격을 결정해 전달했다. 들러리들은 설계품질이 떨어지는 속칭 ‘B설계’와 사전 합의 투찰가로 입찰에 응해 GS와 코오롱글로벌의 낙찰을 도왔다.

결과적으로 이들 2개 사업에서 담합내용 그대로 GS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이 낙찰자로 선정됐다. 공사예산은 김포한강신도시 공사 673억원, 남양주별내 공사 560억원이었다. GS건설은 김포한강신도시 공사에 94.94%의 투찰률(입찰금액 639억원)을 써냈으며, 코오롱에바라는 94.53%의 투찰률(입찰금액 512억원)을 써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이들 6개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GS건설 28억2300만원, 코오롱글로벌 27억600만원, 동부건설 23억5800만원, 대우건설 23억2000만원,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 3억8600만원이다.

한라산업개발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생절차가 진행중인 점과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점, 심의일 직전 3개년의 당기순이익을 3:2:1로 가중평균한 금액이 적자인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을 납부할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인정돼 과징금이 면제됐다.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도 완전자본잠식 상태인데다 심의일 직전 3개년의 당기순이익을 3:2:1로 가중평균한 금액이 적자여서 상대적으로 적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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