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이 3일 발표한 ‘기준금리 상승이 주요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통화정책의 변화로 인한 대출금리의 상승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상승이 중소기업과 한계기업 비중이 높은 섬유, 펄프 및 종이, 금속가공, 기타 제조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 확대로 이어질 우려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최근 높은 물가상승 압력과 미국 금리인상 파급효과를 근거로, 국내 기준금리가 현 1.25%에서 연내 2% 이상까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준(FED)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1.9%, 내년 말까지 2.8%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기준금리 역시 물가안정 및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현 1.25%에서 25bp씩 3회 이상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결국 시장금리 인상과 기업의 이자부담 증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켜 산업 내 한계기업의 비중이 증가할 수도 있다. 

문제는 중소기업의 이자부담이 대기업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통계적 모형분석 결과 통화정책 변화로 인해 금리가 1% 인상 시 중소기업의 대출금리는 0.64%, 대기업의 대출금리는 0.57%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관계에서도 중소기업의 가산금리는 1.69%, 대기업의 가산금리는 1.17%로 추정됐다.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대출금리의 변화를 나타내는 기울기 또한 중소기업은 1.23, 대기업은 1.14로, 중소기업이 통화정책 변화로 인한 대출금리 변화가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장·단기적으로 금융긴축에 의한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대기업보다 큰 폭으로 증가함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중소기업 비중 높은 산업, 기준금리 인상 영향 커=자금시장 위험도 역시 증가했기 때문에,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산업은 금리인상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과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리인상 시기와 비교할 때, 화폐 금융시장의 유동성은 하락하고 기업 체감경기는 더 안 좋아졌으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과도한 은행 대출 증가에 대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산업의 경우 위험도가 더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제조업에서 중소기업의 비중은 매출액 기준 37.04%, 부가가치 기준 39.47% 수준이다. 특히 섬유, 펄프 및 종이, 금속가공, 기타 제조업 산업의 경우 중소기업 비중이 매출액 기준으로 80% 이상이고 부가가치 기준으로는 70% 이상이며, 산업 내 한계기업의 비중이 1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들 산업의 경우 “기준금리 상승 이후 이자보상배율에 대한 부정적 영향과 산업 내 한계기업 비중 증대로 해당 산업 전체의 부실성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만기연장, 중단기 고정금리 등 금융 지원정책 필요”=이에 따라 기준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선제적 정책이 높아지고 있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한계기업 퇴출 및 산업,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 재편이 필요하나, 현재 악화한 자금조달 시장 상황과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대내외 여건 고려 시 급격한 통화 긴축정책은 산업의 이자보상배율 하락 등의 부정적 영향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결책은 단기와 중장기의 세 단계로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기업대출에 추가적인 만기연장, 상환유예, 중단기 고정금리 상품 등의 금융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후 산업의 완만한 구조조정을 위해 단계적으로 코로나로 인한 한시적 한계기업 여부를 판단, 선별해 추가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의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 비중을 늘리기 위해, 중소기업 채권 발행 지원 등을 통한 채권시장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