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가 폐지될 것이란 보도가 잇따라 나오자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다행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현 정부조직에 따라 장관인사를 하고, 정부조직 개편은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은 일단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불씨가 되살아나지 않도록 인수위나 윤석열 당선인이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일 필요성이 있다. 

신용현 대통령 인수위 대변인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중기부 등의 폐지 내지는 대수술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획조정분과의 정부조직 개편 TF에서 정식으로 논의되거나 한 일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기존 보도와는 확연히 다른 입장이다. 불과 수일전, 익명의 인수위 관계자가 중기부 해체를 유력하다고 발언했다는 보도는 중기부 해체설에 힘을 실었다. 이전부터 중기부는 교육부나 여성가족부와 함께 정부조직 개편의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있어왔다. 

여성가족부의 경우 윤석열 당선인이 명시적으로 폐지 공약을 내걸었지만, 중기부 해체설은 의외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당장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과 우크라이나 사태 피해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중대한 현안 업무를 수행중인 부처다. 게다가 중소기업 육성이나 대기업과의 상생, 공정거래 등 중기부의 역할이 필요한 분야가 한둘이 아니다. 기존의 중기청이 문재인 정부 들어 중기부로 격상된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이제와서 중기부를 해체하고 기능을 여러 부처로 나누면 기능이 약화되고 비효율이 심해질 뿐이다. 얻을 것은 하나도 보이지 않으니, 중기부 해체 논란으로 다음 정부의 중소기업관에 대한 의구심만 커진 셈이다.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은 중기부 해체설이 담긴 보도를 SNS로 공유하면서,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과거 대기업 주도의 성장 프레임과 수직계열화된 산업시스템으로는 빠른 기술발달이 가져오는 새로운 디지털 시대 변화에 대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인수위가 중기부 해체에 대해 논의된 바 없으며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것은 그런 의미에서 다행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불필요한 논란의 불씨가 되살아나는 것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당선인 또는 인수위가 중소기업 정책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컨트롤 타워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박영선 전 장관의 제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박 전 장관은 “중기부는 오히려 더욱 강화해야 하는 부처”라고 했다. 해체설을 불식시키고 다음 정부가 중소기업 정책을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방책이다. 현장에서는 소상공인 담당차관을 신설하자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타부처에 속해 있는 중소기업 연구개발 지원 기능의 중기부 이전 같은 아이디어도 귀기울일 만한 아이디어다. 

무엇보다, 출범을 앞두고 중소기업 정책을 경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중기부 해체 논란은 부처의 존속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다음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는 아직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괴롭히고 있다. 명확한 현실인식, 장기적 안목, 강력한 의지 모두가 중소기업 정책에 필요한 때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