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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사회적 경험이 다른 모두에게 공존을 묻다

다채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판화로 선보이는 김도이 작가 ‘CE 20×× I’

기사입력2022-04-12 10:26
최유진 기자 (eg@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판화를 주 매체로 개인의 다양성과 다양성의 공존에 대해 말하는 김도이 작가의 전시가 서울 문래동에 위치한 스페이스××(엑스엑스)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SVA(School of Visual Arts)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김도이 작가는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판화를 비롯한 영상, 퍼포먼스, 설치 등의 다양한 작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도이 작가는 자연과 문학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동식물의 특성과 해부학적 이미지를 재해석, 가상의 생명체를 만들고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여러 요소를 은유해 만들어낸 세계를 통해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판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활용, 정교한 선으로 환상적인 가상의 세계를 표현하는 것. 이러한 작가의 작품은 미국 내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미국 마이애미의 Untitled Art Miami Beach 아트페어, 뉴욕주 킹스턴 Stone leaf retreat 레지던시에서 개최된 Upstate Art Weekend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Spark’ 일부 장면.<사진제공=김도이 작가>

 

이번 전시는 김도이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으로, ‘공존을 주제로 삼는 작가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공존에 대해 말한다.

 

전시의 제목은 ‘CE 20×× I’CEcommon era(공통 시대)를 뜻한다. 본래 서력기원을 나타내는 중립적인 이 용어는 코로나 팬데믹, 기후변화, 뿌리 깊이 연결된 세계경제 등과 같이 국가를 막론하고 공통의 경험을 하고 있는 현재의 세계적 상황과 가상의 시대적 상황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됐다.

 

우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를 보고 소통하며 살아가면서 국가, 인종, 종교는 물론 현실세계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와 집단의 다양성을 알게 되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정체성을 형성해가며 여러가지가 교차되는 지점에 서서 자신의 다면성을 발견하게 되는데,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이러한 다면성을 낯선 것에 대해 다채로운 미래를 상상하기 위한 밑거름이라 말한다.

 

전시에서는 판화작업뿐 아니라 작가의 애니메이션 영상작품 ‘Spark’‘Riddle’ 등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Spark’는 김도이 작가의 첫 영상작업으로, 최초의 인간 화석인 루시와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소설 가장의 근심에 등장하는 불멸의 비인간 캐릭터인 오드라덱, 두 인물이 등장하는 2인극의 형식으로 이뤄진다. 인류의 원시적 과거를 상징하는 루시, 생명체보다는 사물에 가까우며 불사의 미래를 상징하는 오드라덱은 우리가 과거와 관련해 어떻게 정체성을 형성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허구의 초월적 시공간을 설정, 과거와 현재, 미래의 개념에 대해 질문하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거시적인 역사를 사적인 경험으로 해체해 개체로서의 우리와 우리가 관계 맺는 역사에 관계에 대해 풀어낸다. 이 영상작품은 20222월 개최된 트립빌 국제영화제에서 Outstanding Achievement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대표 작품 진주연작은 다채로운 개인들이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 작업이다. 조개에 이물질이 침입했을 때, 조개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진주층 성분을 분비해 이물질을 감싸고 이를 통해 진주가 만들어진다는 진주의 형성과정에서 영감을 얻은 작가는 진주의 생명체들이 단백질의 합성구조에 따라 변형되고 얽히는 모습을 묘사했다.

 

‘진주’ 연작 설치 전경.<사진제공=김도이 작가>

 

작가는 이 작업에서 뉴욕과 같이 다양한 사회문화적, 인종적 정체성들이 충돌하는 환경에서 자아를 형성한 개인을 가상의 진주 생명체로 은유했다. “작은 구슬들은 진주층에 갖힌 기생충처럼 나와 다른 집단에 대한 기억을 상징하는데, 이 구슬들은 각기 다른 패턴으로 직조되어 이 기억들이 개인의 사회문화적 가치관에 따라 다양하게 맥락화 된다는 점을 시각화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처음 진주 연작을 구상할 때에는 뉴욕에서 다양한 집단의 역사를 배웠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동체의 지식과 집단적 트라우마와 같은 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내재화한 캐릭터를 구상, 진주 생명체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시켰고 비인간 대리인을 시각화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지만 20203, 뉴욕시가 도시 폐쇄를 선언하고 내가 일련의 사건을 겪은 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Covid-19가 미국 전체에 심각한 수준으로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사회에서 백인이나 미국인이 아닌 집단에 대한 차별적인 국가적, 문화적, 인종적 함의가 강화됐고, 나 역시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혐오 발언과 폭력에 노출되며 위협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2020년에 일어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20216명의 동양인 여성을 비롯해 8명이 사망한 애틀랜타 총기 난사 사건, 2022년 맨하탄 차이나타운에서 일어난 크리스티나 유나 리 살해사건 등은 강화된 차별적 함의를 여실히 보여준다. 당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에 대한 뉴스가 쏟아졌고, 나는 주류사회에 이물질로 간주된 듯한 경험을 했다, “진주 연작은 나에게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동양인 여성으로서 겪은 경험을 승화시키기 위한 작업으로서의 의미 또한 갖게 되었다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뉴욕에서 직접 경험한 미국 내 비주류 집단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에서 작가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정체성들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자아를 형성한 개인을 가상의 진주 생명체로 은유, 다면적인 개인들이 기존의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 구성된 형태로 공존해 나가는 모습을 통해 공존이라는 전시의 핵심적 메시지를 전한다.

 

전시에 대해 작가는 예측 불가능하고 혼란이 가득한 현시대에서 우리 모두가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공존하기 위하여 추구해야할 가치를 상기시키기 위해 ‘CE 20××’ 시리즈의 전시를 기획했다, “그 첫번째 여정인 이번 ‘CE 20×× I’ 전시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우리 사회의 분열과 구성원 간의 배척성이 고조되는 현 시점에서, 차별의 역사로 결론지어 지지 않고, 결론지어져서도 안 되는 현재가 만들어 낼 미지의 미래를 기념하고 신체적, 사회적 경험이 다른 모두와의 공존의 방법에 대해 묻는 질문의 장을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도이 작가의 전시 ‘CE 20×× I’419일까지 열린다. 중기이코노미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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