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위원회가 우리은행 민영화와 관련 새로운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우리금융지주 본사   ©중기이코노미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3월26일 ‘바람직한 우리은행 민영화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금융위는 이미 민영화 3대원칙의 포기를 시사한 바 있다. 지난 3월27일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바람직한 우리은행 민영화방안’ 정책토론회에서 공적자금위원회 박상용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민영화 3대원칙 간 우선순위를 어떻게 둘 것인가가 이슈”라며 “모두 충족해야 한다면 그런 민영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새로운 원칙 중 ‘빠른 민영화’는 기존 3원칙과 동일한 내용이다. 공자위는 “실현가능성이 높은 방안을 추진해 빠른 민영화를 이루는 것이 회수극대화와 금융산업 발전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우리은행 민영화 무산의 이유가 ‘공적자금 극대화’를 위해 대주주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하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금융위가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3월 정책토론회에서 다수의 패널들은 이같은 비판과 함께 “빠른 민영화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실현하는 수단”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시장이 원하는 방식’은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원칙이다. 이는 “은행산업에 대한 투자수요가 적은 상황에서 경영권, 소수지분 등 다양한 시장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기존 우리은행 민영화 시도가 예보 보유 우리은행 지분 전부를 매각하는 방식이어서 거대한 자금이 필요했고, 결국 복수의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수차례 실패했다는 사실을 반영한 원칙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은 “공적자금 회수절차로서 매각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해야 매각결과에 대한 사회적 수용가능성을 제고 가능”하다는 의미다. 외환은행 매각 과정을 보면 론스타 펀드에게 특혜가 있었다는 논란이 이어졌고 수차례 소송전까지 벌어진 바 있다.

종합하면, 민영화 3대원칙 중 ‘공적자금 극대화’가 ‘빠른 민영화’에 흡수된 대신 ‘시장이 원하는 방식’이 추가되면서 소수 주주들을 형성하는 매각방식이 새롭게 도입된 모양새다.

◇재무적 투자자 참여 길 연 소수지분 매각=과거 세 차례 매각방안은 시장 내 존재하는 다양한 투자수요 중 경영권 인수 수요만을 대상으로 매각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영권 인수 수요뿐만 아니라 투자차익을 희망하는 재무적 투자 등 모든 투자수요를 포함해 소수지분 매각을 함께 진행한다.

재무적 투자자는 전략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영권 입찰에 참여하거나 단독으로 소수지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개별 입찰가능 규모는 최소 0.5%에서 최대 10%까지다. 입찰은 매각물량에 이르기까지 높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 순으로 각자 희망하는 물량을 배분하는 입찰 방식으로 정해졌다. 매각과정은 예비입찰, 실사·가격조정 등의 절차를 생략하고 ‘매각공고 → 입찰 → 낙찰 및 종결’ 순으로 신속하게 진행된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주식시장 내에서 주식을 매입하는 대신 이번 입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낙찰받는 1주당 0.5주의 콜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세부사항은 시장상황을 확인한 뒤 9월 매각공고 시 확정한다고 밝혔다.

통상 시장에서 거래되는 콜옵션은 만기시에만 행사할 수 있으나, 이번 콜옵션은 사전에 정한 행사기간 내에 언제든지 행사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콜옵션을 받으면 행사기간 내에 주가가 행사가격 이상으로 오를 경우 예보로부터 행사가격에 주식을 추가 매입할 수 있게 된다. 가격이 내려가면 권리를 포기하면 되기 때문에 손실이 확대되지 않는다.

금융위는 콜옵션 행사기간인 3년 정도의 장기 투자계획을 가진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소수지분 입찰에 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우리은행 한 지점   ©중기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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