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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현지법인→페이퍼컴퍼니→탈세 국세청, 해외 금융계좌 미신고 혐의자 추출 및 세무조사

기사입력2014-06-23 18:13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도매업체 A사를 설립해 운영중인 사주 B씨는 해외로 이민 가 영주권을 취득한 후, 해당 국가에 법인 C사를 설립해 운영했다. 이후 다시 국내로 복귀해 거주자가 됐지만 비거주자로 위장한 채 내국법인 A사 운영을 지속해 왔다. 이후 해외법인 C사를 조세회피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D사 명의 해외계좌로 주식매각대금을 받아 양도소득을 탈루한 후, 차입금 명목으로 국내에 다시 반입했다. 국세청은 A씨에게 소득세를 추징하고 고발조치하는 한편, 해외 금융계좌 미신고과태료를 부과했다.

국세청은 해외 금융계좌를 보유하고도 미신고 혐의가 있는 175명에 대해 정밀검증을 실시하고 있다고 23일 발표했다. 6월 해외금융계좌 신고기간을 맞아 국가간 정보교환 등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국세청은 비거주자로 위장해 해외소득을 신고하지 않는 등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17명에 대해서는 세무조사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국세청은 수집된 자료와 국세통합시스템(TIS) 등을 연계해 정밀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같은 혐의자 175명을 추출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미신고 해외금융계좌 보유 유형을 ▲해외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계좌를 개설·보유한 경우 ▲해외부동산 취득과 관련해 해외금융계좌를 보유한 경우 ▲개인간 자금거래나 급여송금 명목 등으로 본인 또는 관련인 명의의 해외금융계좌를 개설·사용한 경우 ▲국내 유가증권 취득목적으로 해외에서 자금을 송금하기 위해 해외금융계좌를 개설·사용한 경우 등 4가지로 나눴다.

국세청은 세무조사에 들어간 17명을 제외한 158명에 대해서는 해외금융계좌 신고 안내문을 발송해 신고 안내하는 등 정밀검증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정밀검증을 통해 탈세와 연관된 혐의가 드러나는 경우, 조사대상자로 추가해 단계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국세청은 이번에 착수한 조사대상자는 엄정한 조사를 거쳐 세금추징은 물론 형사처벌 및 명단공개 등 가중처벌(미신고 금액이 5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비밀보장 의무 엄수와 소명요구 등 세무간섭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 사주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해외법인 명의로 국내주식을 취득하고 배당금 등을 신고누락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여러 단계를 거쳐 자회사 및 손자회사를 설립하고 그중 해외법인을 통해 내국법인의 주식을 취득하는 방식이다. 사주는 해외법인 명의의 해외금융계좌로 배당금을 받아 소득을 숨기는 방식이다. 국세청은 소득세를 추징하고 미신고과태료도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