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이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은행에 채용비리 피해 구제와 부정입사자 채용 취소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KB금융지주에 ‘부정입사자 채용 취소에 대한 법률의견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월 대법원은 KB국민은행의 채용비리에 대해 법인 및 인사팀장 등에게 유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금융정의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참여연대, 청년겨레하나, 청년유니온, 청년참여연대는 기자회견에서 “국민은행은 유죄가 확정된 만큼 책임 있게 조치했어야 마땅하나, 채용비리 사태가 발생한 지 4년이 흘렀고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까지 받았음에도, 국민은행은 피해구제를 외면하고 있고 부정입사자는 여전히 고액의 연봉을 받으면서 재직 중”이라고 비판했다. 

또, “2018년 검찰 수사결과 발표내용에 따르면, 은행권 채용비리 중 국민은행의 건수(368건)가 가장 많았다”며, “특히 국민은행은 일부 사외이사 자제 채용비리 의혹에 윤종규 회장의 은행장 시절 종손녀 채용비리 문제까지 불거졌지만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법원의 판결은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했지만 ‘국민은행이 유죄라는 사실이 확정’됐고 채용비리가 회사의 조직적인 행위로 발생한 점을 고려할 때, 국민은행은 청년들에게 사죄하고 즉각 책임 있는 조치를 했어야 마땅하다”면서도, “그러나 국민은행은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이 나오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지난 3월 개최된 KB금융 주주총회에서도 채용비리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국민은행이 부정입사자의 채용 취소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한데 대해서도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3월 부정입사자 조치 방안에 대한 법률검토를 한 후, 부정입사자를 퇴사 조치하고 특별채용을 실시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또 강원랜드와 금감원의 채용비리 관련 판결을 근거로, “법률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해고 방식이 아닌 근로계약 취소가 합리적이며, 국민은행은 근로계약 취소의 방법으로 부정입사자의 채용을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들은 “채용비리가 공정성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훼손한 중대한 범죄행위임에도, 비리를 용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면서 자정 노력을 거부하는 사법부와 시중은행들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크다”며, 국민은행에 부정입사자의 채용을 취소하고 특별채용 등 피해구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