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구 WAY OUT’ 2m이내 가변설치, steel, 2018.

김성민의 작품은 조각을 탈주하는 조각, 그 자체의 조각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조각은 형상의 구조적 완성 즉 부피나 무게를 지닌 작품을 떠올리게 된다. 1960년 이후 나타난 조각의 새로운 개념에서도 조각이라는 장르에서 적어도 부피의 형식성은 유지된다. 김성민 작가는 이러한 조각의 형식에 새로운 물음을 제시한다. 적어도 김성민 작가에게 조각은 무게나 부피의 조형성을 시각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 미완성 혹은 완성을 위한 기초작업의 인식을 ‘과연 조각이란 무엇인가?’라는 조각의 원론적 물음으로 짜릿한 반전을 주고 있다.

작가가 사용하는 탄성 높은 철의 사용과 선형적인 드로잉 조각 형태 그리고 관계를 잇는 재료의 매듭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작가는 의식과 무의식을 자유로이 유영하며 충돌지점들을 발산한다. 그가 응시하는 겹겹의 현실들은 전에 없던 독특한 시각으로 개별의 관계들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탈출구 WAY OUT’ 800×300×400mm, steel, 2018.

작가가 전통 조각의 시각성이라는 개념을 넘어 선형 드로잉적 조각을 해나가는 것은 시각을 벗어난 조각으로서의 시도이다. 작가가 추구하는 선형구조가 지닌 물성(物性)의 상대적 부재가 함축적 의미로서의 조각을 더 창발적인 요소로 만들고 있다.

작가는 자신과 일상의 파편을 통해 다른 의미의 결합을 만들어 낸다. 작품 속 파편들은 기존의 의미가 아닌 작가가 창조해낸 의미로 말을 한다. 결국, 김성민 작가는 사소한 찰나의 파편에 주목했고 겹겹이 층화된 시선을 통해 또 다른 낯선 가능성의 미를 보여준다. (부산대안예술제 총감독 김종원 ‘조각을 탈주하는 조각, 그 자체의 조각을 말하다’ 전시서문 중 발췌, 작가노트 정리=중기이코노미 김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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