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사기범이 딸을 사칭해 보낸 “휴대전화기가 파손되어서 급하게 휴대전화 보험 신청해야 해, 엄마 명의로 대신 진행하게 도와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A씨가 메신저톡의 악성 링크를 클릭하자 원격조종 앱이 휴대전화기에 설치됐고, 사기범에게 본인의 신분증 촬영본과 은행 계좌번호 및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가 전달됐다. 사기범은 원격제어로 개인정보를 이용해 총 2억 6700만원의 자금을 편취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사기 활동이 위축돼 보이스피싱 피해는 크게 감소했지만,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 메신저피싱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1682억원으로 2020년보다 28.5%(671억원) 줄었다.

최근 보이스 피싱 피해는 2017년 2431억원, 2018 4440억원, 2019년 6720억원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코로나19로 사기 활동 위축 등으로 크게 감소했다. 피해자 수도 지난해 1만3204명으로 1년 전보다 27.7%(5061명) 줄었다.

그러나 피해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기관 사칭과 대출빙자형의 피해금액은 170억원, 521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58.9%, 66.7% 줄었지만, 메신저피싱은 991억원으로 156.7% 크게 늘었다. 보이스피싱 중 메신저피싱의 비중도 2019년 5.1%에 불과했지만, 2020년 15.9%, 2021년 58.9%로 늘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19 이후 메신저 등을 통한 비대면 채널 이용이 증가하면서 사기 수법이 대출빙자형에서 메신저피싱으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에는 백신접종, 재난지원금 같은 사회적 관심사를 이용한 신종 사기 수법도 발생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피해는 은행의 경우 피해액이 1080억원으로 전년보다 38.1%(665억원) 감소했지만, 증권사는 220억원으로 비은행권역의 비대면 계좌 개설과 오픈뱅킹을 통한 피해 사례가 증가해 피해액이 144.4% 급증했다.

피해 연령별로 보면, 40·50대가 873억원(52.6%)로 피해가 가장 많았다. 이어서 60대 이상 614억원(37.0%), 20·30대 173억원(10.4%) 순이었다. 20·30대도 10%의 피해 비중을 차지해 고령자가 아닌 사람도 보이스피싱에 피해를 볼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제도권 금융회사는 전화·문자를 통한 대출 안내, 개인정보 제공, 자금 요구, 뱅킹앱 설치 등을 절대 요구하지 않는다며, 불분명한 URL주소는 절대 터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중기이코노미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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