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 사는 법, 제가 한 번 따라 해봤습니다!’, ‘운동하는 직장인 갓생 살기’, ‘연대생 갓생 브이로그’ 등 유튜브에 ‘갓생’을 검색하면 수많은 관련 영상들이 나온다. 무언가를 포기하기 바빴던 N포 세대를 지나, Z세대는 해야 할 일을 꼼꼼하게 계획하고 실천해나가는 ‘갓생’ 살기에 집중하고 있다.

‘갓생’이란 신을 의미하는 ‘God’과 인생을 뜻하는 ‘생’의 합성어로, 부지런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뜻하는 신조어다. 신처럼 완벽한 일상을 산다는 의미처럼, 성실하고 알찬 하루를 살아낸 후 ‘갓생’을 인증한 모습을 유튜브와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다.

◇20대 사회초년생의 갓생 살기=중기이코노미가 만난 권다은(가명)씨는 20대 중반의 여성으로 디자인 웹에이전시를 다니는 사회초년생이다. 그녀는 ‘갓생’ 살기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업무환경 특성상 잦은 야근에 계획을 포기해야 할 때도 많지만, 여유 있을 때만큼은 갓생을 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녀의 아침은 성공한 이들이 반드시 지킨다는 ‘모닝 루틴’으로 시작한다. 오전 6시에 기상한 후 이불 정리를 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 후 이를 닦고 세수한다. 곧바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명상 앱 Calm을 켠 후, 그날 기분에 어울리는 명상법을 이행해 생각과 마음을 정돈한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모닝 요가’를 검색해 마음에 드는 영상을 재생한 후, 아침 운동을 한다. 운동이 끝나면 씻고 출근 준비를 끝낸 후, 커피 한 잔과 함께 감사 일기를 쓴다.

모닝 루틴의 효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권다은씨는 “모닝 루틴을 하고 나면, 그날 하루가 더 충만하다는 기분이 들어요. 직장에서는 제 맘대로 되는 게 거의 없잖아요. 근데 고요한 아침 시간을 혼자서 온전히 즐기고 나면, 감정에 휩쓸리지 않게 돼서 스스로 더 단단해지는 기분도 들거든요”라고 말했다.

권다은씨는 퇴근 후에 저녁을 먹고, 캠블리를 통해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블리는 원어민과 영어회화를 할 수 있는 화상 영어회화 서비스다. 과거 어학연수를 다녀왔다는 그녀는 퇴근 후에 영어공부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현재 다니는 직장은 저의 모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평생직장이 없는 시대니까요. 저는 제 가치를 계속해서 높이고 싶어요. 그래서 예전에 했던 영어도 놓지 않으려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갓생 열풍의 원인으로 자아실현 욕구의 강화를 꼽았다. 직장인의 경우 도식화된 직장생활 속에, 강한 자아실현의 욕구를 느껴 자기계발과 투자에 아끼지 않는다는 분석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그녀는 직장인의 진짜 갓생은 주말에 이뤄진다고 말하며, 챌린저스 앱을 강력히 추천했다. “저는 혼자 뭔가 꾸준히 하는 걸 어려워해요. 그래서 챌린저스 앱으로 아티클 읽기랑 주말 운동을 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챌린저스 앱은 화이트큐브에서 서비스하는 목표달성 애플리케이션이다. 독서, 운동, 영어공부 등과 같은 목표에 원하는 금액을 걸고 참가하는 시스템이다. 85% 이상 성공하면 참가비를 모두 돌려받을 수 있고, 100% 성공하면 참가비와 추가 상금까지 받을 수 있다. 갓생 살기를 즐기는 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다. 권다은씨는 주말마다 1만 보를 걷는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혼자 하면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지만, 앱을 통해 도전하면 많은 사람과 함께 하는 기분이 들어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부는 갓생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튜브나 인스타에 익숙해져 있잖아요. 그래서 자극이나 동기부여도 그쪽에서 얻는 게 많아요. 저도 코로나 때 재택근무 하면서 매일 매일 늘어져 있었거든요. 그때 갓생 브이로그나 SNS 열품타 인증 같은 거 보면서 자극 많이 받았어요. 그렇게 동기부여 받고, 열심히 하루 잘 살고 나면 되게 뿌듯해요. 직장생활은 아무래도 매일 매일 반복돼서 제가 소모되는 기분인데, 이렇게라도 자기계발에 힘쓰면 제가 채워지는 기분이랄까요?”

◇자기계발과 휴식 밸런스 중요=전문가들은 갓생 열풍의 원인으로 청년들의 취업난과 자아실현 욕구의 강화를 꼽았다. 청년들이 거듭되는 취업 실패로 자존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일상 루틴을 스스로 정해 성취감을 자체적으로 충족한다는 것이다.

또한 직장인들의 경우 도식화된 직장생활 속에, 강한 자아실현의 욕구를 느껴 자기계발과 투자에 아끼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고도화된 경쟁사회 속에 Z세대의 갓생 살기는 박수를 받을만한 훌륭한 태도다. 그러나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끊임없이 입증하려는 일종의 강박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강박적인 체크리스트의 연속은 번아웃을 일으키기 쉽다. 쉬는 행위 자체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성실한 자기계발과 충분한 휴식의 밸런스가 잘 맞았을 때, 비로소 평안한 삶의 지속이 가능한 법이다. 중기이코노미 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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