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밝힌 올해 초과세수는 53조3000억원, 당초 기재부가 발표한 세입 예산의 15.5%에 이른다. 국민 1인당 130만원의 세금을 더 걷은 셈이다. 올해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드러난 세수 추계 오류와 관련, 기재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심각한 상황에서 61조원의 역대급 초과세수 발생에도 추경에 보탤 여력이 없다고 버티던 기재부였다.

노웅래 의원은 세수 오차를 자영업자 보상에 투입했다면 100% 손실보상은 이미 이뤄지고도 남았을 것이며, 기재부의 엉터리 세수 추계로 인해 자영업자에 대한 실질보상 골든타임을 놓쳐버렸다고 지적했다.

미래에 걷어들일 예산을 오류없이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세입 예산의 15.5%나 되는 규모를 모르고 있었다면, 이는 기재부의 무능이거나 알고도 국민을 속인 것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4월이 돼서야 법인세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을 알게 됐다는 기재부의 해명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지난해 하반기 2022년 세입 추정치 343조원을 확정하며, 초과세수 30조원이 알려졌고, 수출 증가 등에 비춰 초과세수가 더욱 증가할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용 의원은 올해 1차 추경에서 충분히 초과세수를 반영할 수 있었음에도 숨기고 있다가 정권이 바뀌자마자 갑자기 튀어나오는 53조원이라며, 전말을 규명하지 않으면 정상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SNS에서 초과세수를 숨기고 정권이 바뀌자마자 진상품 바치듯 윤석열 정부에 꺼내 놓았다면 이는 ‘재정 쿠데타’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국정조사든 무엇이든 그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7일 2차 추경예산안 분석 발표자리에서 “올해에도 전년에 이어 본예산 기준 대규모 세수오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대규모 세수추계 오차의 발생은 재정운용의 안정성 및 신뢰성을 크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재정건전성과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수추계는 국가 경제정책을 세우는데 가장 기본적인 자료이며, 기재부의 핵심 업무 중 하나다. 세수 예측 하나 제대로 못해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을 제때 지원하는데 실패했다면, 그런 기재부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올해 2월 추경에서도 재정여력이 없다던 기재부가 당시 초과세수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국채발행 없이도 충분히 추경이 가능했던 상황이었다면, 기재부는 국민을 속이고 기만한 것이다. 제 기능을 상실하고 국민 살림으로 정치를 하는 기재부를 엄벌하고 해체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을 정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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